4년 전 서울서 41석 쓸어간 野… 이번에도 37석 석권

민영빈 기자 2024. 4. 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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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최대 승부처 ‘한강 벨트’서 2석 탈환… 4년 전 8석보다 3석 늘어나
인천서 1석 추가… 경기서는 1석 빼앗겨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개표 결과 48석이 걸린 서울에서 더불어민주당이 37석을 휩쓸면서 압승했다. 다만 4년 전 서울 49석 중 41석을 확보했던 것에 비하면 4석을 뺏겼다. 국민의힘은 최대 승부처였던 ‘한강 벨트’에서 지역구 2곳(마포갑·동작을)과 도봉갑을 탈환하면서, 4년 전 8석에 그쳤던 서울 의석수가 11석으로 늘었다.

그래픽=손민균

11일 오전 8시 기준 중앙선관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서울 전체 의석수 48석 중 37석을 차지했다. 4년 전 총선 당시 49석이었던 서울 전체 의석수는 이번 총선에서 선거구 획정을 통해 1석이 줄었다. 4년 전에는 국민의힘이 차지한 강남, 서초, 송파갑·을 등을 제외하면 서울의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당선됐다.

그러나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한강 벨트’ 지역 중 국민의힘이 2석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일부 지역에서 국민의힘이 선전하면서 민주당의 의석수는 다소 줄었다. 민주당은 지난 2020년 총선 때 차지한 서울 동작을·마포갑·도봉갑 등 3석을 국민의힘에 내줬다.

국민의힘은 한강 벨트 지역구 중 용산, 마포갑, 동작을 등에서 승리했다. 민주당은 우세지역으로 꼽혔던 영등포갑·을, 광진갑·을, 강동갑·을 등에서는 승리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이 벌어지던 지역 중 일부를 국민의힘에 넘겨줬다.

국민의힘은 특히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구를 수성했다. 전날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는 강태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날 오전 8시 2분 기준(개표율 100%) 권 후보가 강 후보를 6110표 차이로 강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해찬·김부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총선) 민주당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며 환호하고 있다. /뉴스1

수도권에서도 민주당은 강세를 보였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은 경기 전체 의석수 60석 중 53석을 차지했다. 4년 전 59석 중 51석을 차지했던 것보다 2석 늘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경기에서 제21대 총선 때보다 1석 적은 6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수원 5개 지역구와 ‘반도체 벨트’로 묶이는 용인과 화성에서 국민의힘은 단 한 곳도 가져오지 못했다. 특히 화성을은 국민의힘을 탈당해 개혁신당을 세운 이준석 후보가 가져가 뼈아픈 상황이 됐다.

인천 전체 의석 14석 중 민주당은 12석, 국민의힘은 2석을 가져갔다. 지난 제21대 총선 때는 인천 의석 13석 중 민주당이 11석, 국민의힘이 1석을 차지했는데, 이번 제22대 총선에서는 나란히 1석씩 추가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계양을에 ‘대권 잠룡’ 원희룡 후보를 공천하며 승리 기대를 걸었지만 패배했다.

국민의힘의 압도적 패배가 예상된 수도권에서 적게나마 의석수를 추가할 수 있었던 이유로 ‘범야권 200석’ 키워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민호 숙명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민주당에서 200석 운운하며 일찍 낙관론을 내놓은 게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는 못한 듯하다”라며 “200석이라는 말이 보수 결집력은 강화했고, 반대로 진보 결집력은 약화하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위 ‘용산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여당이 꺼내든 ‘한동훈 카드’가 여러 논란으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시각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대항마를 윤석열이 아닌 한동훈으로 교체했다는 점에서 여당 전략이 유효했던 부분은 있다”면서도 “이종섭 주(州)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회칼’ 발언과 같은 논란으로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존재감이 너무 커졌다. 결국 정권 심판론이 강력한 명분을 얻게 된 게 여당 패배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한 위원장의 참신하고 유능함, 절제의 이미지가 총선 내내 이어졌지만, 용산발(發) 막말 논란과 대통령의 ‘대파’ 발언, 의정(醫政) 갈등 등이 국민적 비호감도를 높였다”며 “결국 한 위원장의 이미지만 소모됐을 뿐, 윤 대통령의 총선 등장을 막지 못한 게 패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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