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물가 쇼크’…환율 1360원 저항선 돌파[외환브리핑]
美3월 근원 소비자물가 3.8%, 예상치 상회
3월 FOMC 의사록 “최근 인플레 수치 실망”
6월 금리인하 기대 소멸…연내 ‘2회 인하’ 무게
10년물 미 금리 4.55%·달러화 5개월여 만에 ‘최고’
외환당국, 미세조정·구두개입 가능성 높아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그간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360원대로 진입이 전망된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다시금 커지자 연내 금리인하 기대는 약화했다. 이에 글로벌 달러 초강세에 환율은 연고점을 넘어서 새로운 레벨로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커지는 구간인 만큼 구두 개입 등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간밤 미국 노동부는 올해 3월 소비자물가가 전월보다 0.4% 올라 월가 예상치인 0.3%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로는 3.5% 올랐다. 이는 전월치였던 3.2%와 월가 예상치인 3.4%보다 상승 폭이 컸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월가의 예상을 웃돌았다. 3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4% 올랐다. 이는 전월과는 같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예상치인 0.3% 상승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근원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8% 올랐다. 이 수치는 WSJ의 예상치인 3.7%를 웃돌았다. 이같은 물가 상승은 지난 3월 주거비와 휘발유 가격이 큰 폭 오른 영향이 컸다.
시장 참가자들은 3월 근원 소비자물가가 3회 연속 전월대비 0.4%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6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배제되는 양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준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1.3%로 반영했다. 6월 25bp 금리인하 가능성은 17.9%로 축소됐다.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사실상 소멸됐고, 7월도 아닌 9월 금리인하로 후퇴했다. 당초 올해 세 차례 금리인하에서 두 차례 이하 인하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같은날 발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회의 의사록도 6월 금리인하 전망 약화에 한 몫했다. 연준 위원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수치가 실망스럽다”며 인플레이션 개선 흐름이 멈춘다면 금리를 높게 유지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의사록으로 연준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보다 뜨거운 물가 지표에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전일 전산장 마감가 대비 18bp(1bp=0.01%포인트) 이상 급등한 4.55%대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달러인덱스는 10일(현지시간) 오후 7시 25분 기준 105.18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5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달러·엔 환율도 152엔대로 올라선 후 152.96엔까지 치솟으며 153엔대에 근접했다. 달러 가치가 엔화 대비 34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달러·위안 환율은 7.26위안대에 거래되고 있다.
국제유가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98달러(1.2%) 오른 배럴당 86.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1.06달러(1.2%) 상승한 90.48달러에 마감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임박했다는 소식과 호르무즈해협 봉쇄 가능성이 전해지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더욱 커졌다.
이날 달러 강세와 위험선호 위축에 환율은 전방위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국의 미세조정, 구두개입 가능성이 큰 만큼 환율 상단은 지지될 수 있다.
이정윤 (j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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