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스는 턱걸이, 결정구 하나만 만들어지면…” 염갈량이 바라는 진짜 LG 에이스, 30%의 턱을 넘어라[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엔스는 턱걸이죠.”
LG 트윈스는 올 시즌 새 외국인투수 디트릭 엔스(33)에게 에이스를 맡겼다. 엔스가 LG에서만 6년차를 맞이한 케이시 켈리(35)보다 잘할 것이란 계산을 마쳤기 때문이다. 그런 엔스는 4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4.09.
3월23일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서 6이닝 7피안타 4탈삼진 3사사구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3월29일 고적 키움 히어로즈서도 6이닝 3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으로 2승을 따냈다. 그러나 4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서 충격파가 있었다. 4이닝 9피안타 2탈삼진 2볼넷 7실점했다.
패전을 면했지만, 에이스가 난타를 당했다는 점에서 가볍게 지나칠 수 없었던 경기다. 염경엽 감독은 1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1년에 2~3차례 나오는 경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보면 어느 정도 1년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실질적으로 리그에서 타선이 가장 강력한 KIA를 상대로, 소위 말하는 ‘각’이 나올 것이라는 얘기. 엔스는 6이닝 5피안타 9탈삼진 1볼넷 2실점(1자책)으로 잘 던졌다. 불펜이 무너지며 승리를 놓쳤지만, 염경엽 감독의 합격점을 받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엔스는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포심 평균 146.6km다. KIA전서 148.1km였다. 기본적으로 스피드와 구위가 받쳐주는 좌완이다. 그리고 커터,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기본적으로 커터와 커브의 품질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체인지업에 주목한다. KBO리그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체인지업으로 우타자들을 효율적으로 요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좌타자 몸쪽으로 넣으면 금상첨화다. 제구가 아주 좋은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커터가 우타자 몸쪽으로 들어가다 장타를 맞을 수 있다. 커브도 ABS 시대에 적합하지만, 장타 위험성을 안고 있는 구종이다.
염경엽 감독은 보통 외국인투수가 새로운 구종을 잘 구사하려고 하지 않고 안주하려는 경향이 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엔스는 발전의 의지가 있는 걸 고무적으로 여겼다. 어쨌든 엔스의 체인지업은 불안한 게 맞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엔스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무려 0.600이다. 포심 0.267, 커터 0.222, 커브 0.273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여전히 체인지업 구사율은 가장 낮다. KIA를 상대로도 신중하게 꺼냈다. 3회 이우성에게 좌중간안타를 맞을 때 던진 공이 체인지업이었다. 지금은 사실상 포심, 커터, 커브 조합이다. 구위가 투구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스타일.
염경엽 감독은 신입 외국인투수의 세 가지 성공요건으로 건강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구위, 제구력과 커맨드, 결정구를 꼽았다. KIA 제임스 네일의 경우 세 가지를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엔스를 두고선 “턱걸이에 걸려있다. 결정구 하나만 만들어지면 턱을 넘어서지 않을까. 안 만들어지면 고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엔스의 체인지업 가치 향상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염경엽 감독은 새로운 외국인투수의 성공률은 30%이며, 그 30%의 선수들은 KBO에서 변화를 시도해 성공한 케이스라고 평가했다. 아무리 미국, 일본에서 날고 긴 투수라고 해도 KBO리그 타자들의 타격 수준이 절대 떨어지지 않으니, 한국에 온 외국인투수들은 부족한 부분을 만회하고 기량을 끌어올려야 성공한다는 얘기다. 그 정도도 필요 없는 투수는 어차피 메이저리그로 간다.
엔스와 LG의 동행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지난 4경기를 보면 분명 좋은 투수다. 단, 염경엽 감독이 바라는 건 포스트시즌서 LG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 강인한 1선발, 특급에이스다. 결국 엔스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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