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지금은 전쟁 준비에 더 철저할 때”
“반드시 이겨야 하는 전쟁에 보다 완벽히 준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적이 만약 우리와의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적들을 우리 수중의 모든 수단을 주저 없이 동원하여 필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남측과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11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10일 최고위급 군지휘관을 양성하는 김정일군정대학을 현지 지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전쟁 준비에 더욱 철저해야 할 때”라며 “단순히 있을 수 있는 전쟁이 아니라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전쟁에 보다 확고하게,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폭력과 무력충돌의 다발적인 확대로 심히 과열되고있는 복잡다단한 국제정세와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우리 국가주변의 군사정치정세에 대해 개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적의 수적, 군사기술적 우세를 사상과 전법의 우세로 타승하는 것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변할 수 없는 전승의 법칙”이라며 “당중앙의 영도에 절대충성, 절대복종”을 지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이 “우리나라 군사교육의 최고 전당”이라고 소개한 김정일군정대학은 지난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등장하면서 북한 매체에 처음 보도됐다. 일반 장교를 양성하는 김일성군사종합대학과는 달리 연대장 또는 그 이상의 소수 고위급 군사 장교를 키우는 교육 시설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군사 강의실, 침실과 식당, 작전 연구실 등 교내 시설을 둘러봤다. 그는 “김정일군정대학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과 마찬가지로 우리 군의 든든한 밑천이며 강군건설의 성패와 우리 혁명의 전도가 달려있는 중대한 전략적거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통신이 공개한 사진 중 작전연구실로 추정되는 공간에는 ‘괴뢰 한국지역 주요도로’라고 적힌 대형 남한 지도가 걸려있고, ‘서울 중심부’라고 쓰인 지형도 모형이 설치됐다. 김 위원장은 최근 서울을 직접 겨냥한 군사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도 남한 도로지도와 서울 모형을 공개함으로써 대남 적개심을 고착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의 김정일군정대학 방문에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강순남 국방상, 리영길 인민군 총참모장, 황병서 국방성 총고문 등 당중앙위원회 중요간부들이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중 황병서는 ‘국방성 총고문’이라는 새 직책이 확인됐다. 군총정치국장을 지내는 등 군부 실세로 꼽히는 황병서는 지난 2017년 당 조직지도부 주도 검열로 해임됐다가 지난해 2월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연회에서 차수 계급장을 달고 나와 건재를 과시한 바 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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