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치네트워크 CEO "코인 교환·결제·지갑 '원스톱 플랫폼' 될 것"[인터뷰]

박현영 기자 2024. 4. 1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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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쿤즈(Sergej Kunz) 1인치네트워크 CEO 인터뷰
디파이 애그리게이터로 시장 독점…마스터카드와 가상자산 결제 사업도 진출
세르게이 쿤즈(Sergej Kunz) 1인치네트워크 최고경영자(CEO).

(파리=뉴스1) 박현영 기자 =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애그리게이터' 1위 사업자인 1인치네트워크가 가상자산(암호화폐) 직불카드를 출시하고 결제 사업에 나선다. 지난해 하드웨어 지갑을 출시한 데 이어, 카드까지 출시함으로써 디파이를 넘어 가상자산 산업 전반으로 나아간다는 방침이다.

세르게이 쿤즈(Sergej Kunz) 1인치네트워크(이하 1인치) 최고경영자(CEO)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블록체인위크(PBW) 2024' 현장에서 <뉴스1>과 만나 1인치가 가상자산 지갑 및 결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디파이 애그리게이터'가 가상자산 카드 출시한 배경은

본래 1인치는 '디파이 애그리게이터 플랫폼'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애그리게이터란 한 마디로 '가격 비교 서비스'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탈중앙화거래소(DEX)가 너무 많아 DEX별로 가상자산을 교환(스와프)하기 위한 비율, 즉 가격이 다른 경우가 많다. 이에 1인치는 DEX 이용자가 가장 저렴하게 가상자산을 구매할 수 있도록 가장 좋은 거래 조건을 지닌 유동성 풀을 찾아 가상자산을 스와프하게 해준다.

세르게이는 디파이 애그리게이터 플랫폼을 개발하게 된 이유도 '문제 해결'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DEX에서 가상자산을 구매하려면 여러 DEX를 돌아다니며 가격을 비교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그리게이터를 개발했는데, 같은 문제를 겪던 다른 사람들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1인치 등장 이후 많은 디파이 애그리게이터가 나왔지만, 1인치는 시장 점유율 70% 가량을 차지하는 독보적인 애그리게이터가 됐다.

지갑 및 카드 결제 사업에 진출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고 세르게이는 밝혔다. 디파이 시장의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애그리게이터를 개발했듯, 가상자산 지갑 및 결제의 비효율을 해결하고자 관련 사업에 진출했다는 것. 현재 1인치는 1인치 모바일 지갑과 하드웨어 지갑 두 가지를 모두 출시한 상태다.

그는 "메타마스크가 요즘은 좀 나아졌는데, 2~3년 전만 해도 UX(사용자경험)가 크게 떨어졌다"며 "메타마스크로 인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갑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개인용 지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타마스크조차 문제가 많았기에, 좀 더 사용하기 편리한 지갑을 직접 개발했다는 얘기다.

1인치의 하드웨어 지갑도 하드웨어 지갑의 대표주자인 '렛저'가 불편한 탓에 만들었다고 세르게이는 밝혔다. 그는 "렛저는 서명 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이용자 친화적이지 않다"며 "1인치가 하드웨어 지갑을 만들 땐 최대한 이용자 친화적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결제 사업도 마찬가지다. 세르게이는 "예전에 호주를 방문했었는데, 호주에서는 젊은 층이 대부분 가상자산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가상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이걸 어떻게 쓸 수 있는지'다. 가상자산을 커피 마시는 데 쓸 수 있게 하기 위해 마스터카드와 협업해 직불카드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그가 지향하는 것은 1인치의 생태계를 확장한 '원스톱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세르게이는 "토큰 스와프도, 결제도, 하드웨어 지갑도 1인치를 사용하게끔 함으로써 '원스톱'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DEX 사용 비중 늘어날 것…한국 시장도 꾸준히 공략"

최근 사업을 더 확장한 만큼, 세르게이는 가상자산 산업 내에서 1인치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 근거 중 하나로는 '탈중앙화거래소(DEX)의 성장성'을 꼽았다. 현재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바이낸스, 업비트 같은 '중앙화 거래소'를 더 많이 쓰지만 앞으로는 DEX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DEX는 중앙화된 플랫폼 없이, 유동성 공급자가 '유동성 풀'에 가상자산을 예치해두면 가상자산을 구매하고 싶은 투자자가 해당 자산을 교환(스와프)해가는 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탈중앙화된 방식이므로 중앙화 거래소에 비해 상장이 쉬워 더 많은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다.

세르게이는 "현재는 유니스왑 외에는 유명한 DEX가 없고, 거래 수수료가 실시간으로 바뀌는 등 UX가 복잡해서 투자자들이 DEX를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UX는 향상되는 중이므로 앞으로는 DEX를 쓰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그는 "은행 앱 같은 '전통 금융'에서는 로그인 과정이 복잡하지만 DEX는 지갑만 연결하면 바로 쓸 수 있다. 또 DEX에선 단순 가상자산 거래뿐 아니라 '이자 농사' 같은 수익 극대화 전략도 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DEX 이용자가 더 많아지면 DEX 가격 비교 서비스인 1인치의 수요도 더 커지게 된다.

아울러 1인치는 한국 시장도 꾸준히 공략하고 있다. 현재 한국 오피스에도 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세르게이는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인지 안다. 그래서 더 한국에 오피스를 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측면에서도 한국은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고, 기회가 많은 시장"이라며 앞으로도 한국 시장을 계속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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