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한화에어로, 차세대 전투 핵심 '무인' 수주전 '격돌'
각자 강점 뚜렷…방사청 종합평가 방식 입찰 진행
곳곳에서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군비 확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 군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 무인 무기체계가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한 것을 보고 다목적 무인차량 국내 구매사업을 시작했다.
다목적 무인차량 국내 구매 사업 첫 입찰에서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맞붙는다. 다목적 무인차량에 대한 국군 활용 실적에 따라 두 회사의 스테디셀러(K2 전차, K9 자주포) 뒤를 이을 효자상품이 될 가능성이 있어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된다.
다목적무인차량 놓고 격돌
1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최근 '다목적무인차량 구매사업' 입찰을 공표했다. 해당 차량은 육군과 해병대가 활용할 예정이며, 국내 입찰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다목적 무인차량은 열악한 전장 환경에 투입해 수색과 감시정찰, 물자·환자 후송, 폭발물 처리 등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무기체계다. 예산은 46억원으로 책정됐다.
비교적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치열한 수주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향후 더 큰 규모의 수주로 이어질 수 있는 수출 가능성 때문이다. 국군에 의해 운용되는 기간이 곧 해외 수입 국가들에게는 테스트 기간으로 비춰진다.
방사청은 두 곳의 기술력과 제품이 모두 뛰어난 만큼, 종합평가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모두 각자의 강점을 자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해당 무기는 미 해병대 훈련장에서 해외 비교 성능시험(FCT)을 시행하며 성능을 인정받았다"며 "미군에게 인정받은 만큼 무인차량의 기술적, 성능적 측면에서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FCT는 미 국방부가 전 세계 동맹국 방산기업이 가진 우수 기술을 평가하고 미군이 추진하는 개발·획득 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한 시험을 뜻한다.
현대로템은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을 최초로 군에 제안한 후 단독으로 선정된 신속시범획득 사업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방산 업체 중 유일하게 실전에서 2년 이상 국내 다양한 지형을 극복하고 개선을 거듭해온 만큼, 국방력 강화에 가장 최적화된 무인차량"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는 병력 부족으로 인해 무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인 전투 체계의 경우 유럽뿐만 아니라 중동 지역에서도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우리 국군의 경우 육군 '아미 타이거 시범 여단', 해군 '네이비 씨 고스트', 공군 AI 기반 '킬 웹'을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육군의 아미 타이거 시범 여단은 작년에 시행된 연합합동격멸훈련에서 드론과 로봇을 통한 감시 정찰은 물론, 화학 훈련에선 지뢰 제거 장애물 개척 전차가 투입돼 지상전력의 진출로를 확보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양사 무인차량 성능 막상막하
육상 무인 전투체계에 있어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막상막하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방사청의 선택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로템의 HR-셰르파는 전기 배터리로 구동하며 평지에선 최대 시속 30㎞, 야지에서는 최대 시속 10㎞ 속도로 주행 가능하다. 현대모비스와 합작해 에어리스 타이어를 사용한다. 펑크 우려 없이 지속적인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다. 또 전체 6개의 바퀴에 현대모비스에서 개발한 인 휠 모터가 개별 장착돼 각각의 바퀴가 독립적인 구동력을 발휘한다. 4㎞ 이내에서 무선으로 원격 조종도 가능하며, 주·야간 카메라와 차량 전면 상단에 5.56㎜ 기관총을 통합한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장착해 원격으로 공격 및 자체방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은 전기 충전식으로 1회 충전에 100㎞ 이상 주행하는 게 가능하다. 최고 속도는 포장도로 43㎞/h, 비포장도로 34㎞/h다. 특히 ‘아리온스멧’은 AI와 딥러닝 기술을 통해 사람과 차량도 식별할 수 있다. '스마트 자율 복귀' 기능도 장착돼 있어 생존능력이 뛰어나다. 아울러 차체 윗부분에 달린 '총성탐지장치'로 탄환이 어디서 날아왔는지 파악해 반격도 가능하다.
이처럼 기술력 면에서 자웅을 겨루면서 업계에서는 향후 입찰에서 승기를 누가 잡을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전략·전술에 따라 양사 중 더 활용성이 높은 쪽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진창이나 해안가의 염분 성분에도 강하고, 산악 지형에서도 환자 운송 등의 능력이 조금은 앞선 육각형의 모습을 갖춘 다목적 무인차량이 선택받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최지훈 (jhchoi@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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