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그 타이밍’…도루 디테일이 달라졌다

안승호 기자 2024. 4.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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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무서워진 ‘LG 발야구’ 왜?
LG 박해민 | 정지윤 선임기자


박해민·신민재만 그린라이트
나머지는 벤치서 적극 개입


변화구 던질 때 골라서 뛰니
성공률 78.4%로 업그레이드


‘디펜딩 챔프’ LG 염경엽 감독이 새 시즌을 맞아 밝힌 방향성 하나. ‘뛰는 야구’의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었다.

LG는 지난해 ‘뛰는 야구’로 뜨겁게 주목받았다. 팀 도루 166개로 단연 1위에 올랐다. 팀별 평균치인 104개를 훌쩍 뛰어넘는 숫자였다. 그러나 성공률은 62.2%로 최하위까지 처졌다. 전체 평균인 72.4%와 간격도 컸다. 베이스 앞에서 101차례나 잡힌 결과였다.

도루가 실리 있는 선택이 되려면 성공률이 최소 70%는 웃돌아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염 감독이 2024년 ‘뛰는 야구’의 변화를 얘기하며 성공률을 화두로 올린 이유이기도 했다. 염 감독은 개막 전후로 미디어 브리핑에서도 성공률 70%를 마지노선으로 두고 누상의 주자를 움직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일종의 ‘공약’ 같던 선언은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일단 염 감독이 계산했던 만큼의 수치가 나오고 있다. LG는 10일 광주 KIA전까지 팀 도루 29개로 올해도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성공률 78.4%로 기대했던 수준의 ‘개수’와 ‘확률’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른바 절제된 ‘뛰는 야구’를 하고 있는 결과로 보인다. 도루 부문에서 팀의 ‘빅2’인 박해민과 신민재에게만 그린 라이트를 부여한 가운데 벤치에서 개입하는 영역을 늘렸다. 예컨대 확률이 떨어지는 타이밍에는 ‘뛰지 말라’는 사인도 적극 내는 것을 기본 옵션으로 쥐고 시즌을 맞았다.

주루 ‘스페셜리스트’ 최승민이 1군 엔트리에 가세해 있지만 발 빠른 선수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한 시즌만 선수별 ‘도루 센스’의 획기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염 감독은 이 대목에서 성공률이 높은 ‘타이밍’을 하나하나 잡아가겠다는 방법 하나를 소개했는데 시즌 초반인 지금까지는 벤치가 당초 그렸던 밑그림과 가까운 장면들이 나오고 있다.

LG 선수들은 지난 주말 KT와 잠실 3연전에서도 도루 7개를 성공했는데, 이 중 5차례 변화구 타이밍을 골라 뛰었다. 도루 성공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더 높은 타이밍을 포착한 것이었다. 여기에 상대 투수의 슬라이드 스텝 등이 판단에 더 세밀히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루왕’ 복귀 시동을 걸며 새 시즌을 맞은 박해민이 팀 도루를 견인하고 있다. 박해민은 13차례 도루를 시도해 12차례 성공 이력을 남겼다. 성공률로는 92.3%의 쾌속 질주를 하고 있다.

올시즌은 베이스 크기가 15인치에서 18인치로 커지면서 전체 도루 성공률이 상승하는 흐름이다. 올시즌 리그 전체 도루 성공률은 74%(9일 현재)로 지난해 수치인 72.4%보다 살짝 높아졌다.

도루 개수와 성공률이 동반 상승할 경우, LG의 ‘뛰는 야구’는 상대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 다음으로 팀 도루가 많은 팀은 20개를 기록 중인 KIA로 19개의 NC가 뒤를 잇는다. 도루 성공률이 가장 높은 팀은 7차례만 시도해 100% 성공률을 보인 키움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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