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패 서막' 류현진 9실점 악몽 잊어라…사령탑도 2번 실수는 없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다른 경기보다는 불펜 대기를 조금 빨리 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은 1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에이스 류현진(37)을 언급했다. 류현진은 지난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KBO 복귀 첫승과 개인 통산 99승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4⅓이닝 81구 9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9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지면서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류현진의 종전 최다 실점은 지난 2012년 7월 18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 8실점이었다. KBO리그에서 개인 한 시즌 최다 실점을 기록하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한화는 이날 결국 7-11로 졌고, 10일 잠실 두산전까지 4-7로 역전패하면서 5연패 수렁에 빠졌다. 류현진의 악몽이 곧 한화의 연패 악몽의 서막이었던 셈이다.
최 감독은 류현진이 무너진 뒤 한 가지 반성을 했다. 류현진을 믿는 게 당연한 건데, 그 믿음이 독이 됐다. 류현진은 지난 5일 키움전에서 4회까지는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상대 타자들을 갖고 놀았다. 타선도 4점을 지원해 줬으니 류현진이 1이닝만 더 버티면 99승은 충분히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5회 들어 갑자기 류현진의 제구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선두타자 김휘집에게 볼카운트 2-1로 몰린 상황에서 체인지업을 던져 좌중간 안타를 허용하더니 다음 타자 이형종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무사 1, 2루 위기. 류현진은 송성문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앞선 이닝들처럼 고비를 잘 넘기나 싶었는데, 다음 타자 김재현에게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를 허용해 4-1로 쫓겼다.
류현진이 실점한 직후부터 키움 타자들은 류현진의 초구 또는 2구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류현진의 패턴을 간파한 것처럼 기다렸다는 듯이 1, 2구 안에 반응해 연속 안타를 생산했다. 계속된 1사 2, 3루 위기에서 박수종이 류현진의 초구 직구에 좌전 적시타를 쳐 4-2가 됐고, 다음 타자 이주형은 류현진의 초구 커터를 받아쳐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도슨은 류현진의 2구째 커터를 공략해 우전 적시타를 치면서 4-4 균형을 맞췄다.
류현진의 위기는 계속됐다. 계속된 1사 1, 3루 위기에서 김혜성이 좌전 적시타를 쳐 4-5로 뒤집혔고, 최주환이 우전 안타로 1사 만루를 만든 뒤 김휘집이 중견수 오른쪽 2타점 적시타를 쳐 4-7까지 벌어졌다. 김재현부터 김휘집까지 7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류현진이 정신을 못 차리자 결국 한화는 김서현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김서현은 류현진의 책임주자 2명을 더 홈으로 불러들여 류현진의 실점은 9까지 불어났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종전 3.72에서 8.36까지 폭등했고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5명 가운데 최하위라는 수모와 마주해야 했다.
최 감독은 류현진을 빨리 교체하지 못했던 것과 관련해 "배트에 공이 닿기만 해도 안타가 됐다. 타자가 한두 명 정도 출루하면 벤치에서 불펜에 몸을 풀라는 신호를 보낸다. 어제(5일) 같은 경우에는 4-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 2점 정도 실점하면 교체를 준비했을 것이다. 하지만 워낙 빨리 안타를 맞았기 때문에 교체 타이밍을 놓쳤다"고 자신을 탓했다.
이어 "동점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계속 안타를 맞더라. 빨리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이미 늦어버린 뒤였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류현진이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기도 했지만, 류현진을 믿고 초반에 안일하게 대응했던 벤치의 실수를 인정하는 말이었다.
류현진은 올 시즌 3경기 모두 60~70구가 넘어가면 급격히 실점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류현진은 1~3회 피안타율은 0.219인데, 4~6회 피안타율은 무려 0.500에 이른다. 류현진이 시즌 4번째 등판에서는 몸이 조금 더 풀려 5회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게 한화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겠지만, 지금까지 나온 수치로는 빠르게 불펜을 대비해야 마땅한 상황이다.
최 감독은 똑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 최 감독은 11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할 류현진과 관련해 "일단 조금 더 준비를 다른 경기보다는 시켜보고, 불펜 대기를 조금 빨리 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류현진의) 공을 보면서 상황을 보고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지난 2월 중순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 초대형 계약을 한 직후부터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서 본격적인 시즌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라이브피칭부터 청백전, 시범경기까지 빡빡하게 일정을 짜서 움직였고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90~100구까지 만들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긴 했다.
그래도 미국 메이저리그 시절과 비교했을 때는 등판한 시범경기 수 자체가 적었던 게 사실이다. 류현진은 고작 2경기만 등판하고 정규시즌을 맞이했고, 결국 공 던지는 체력이 충분히 올라오지 않은 결과를 보여줬다. 메이저리그에 시즌을 준비했다면 최소 4~5경기는 던지고 정규시즌 개막을 맞이했을 것이다. 선발투수들의 투구 체력 문제는 개막이 앞당겨진 올 시즌 KBO리그에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문제기도 하다.
최 감독은 "체력보다는 투구 수에 대한 적응이라고 할까. 그런 것들이 아무래도 기존에 미국에서 했던 것보다는 떨어질 것이다. 미국은 시범경기도 빨리 들어가니까"라며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시절과 비교해 충분히 시즌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는 데는 동의했다.
류현진은 5일 키움전에서 갑작스런 제구 난조로 난타를 당했지만, 구위 자체가 떨어지진 않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7㎞, 최저 구속은 140㎞를 찍었다. 여기에 커터, 커브, 체인지업을 섞었다.
최 감독은 "공이 몰리면서 난타를 맞았다. 충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구위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하면 체력의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 몰리는 공은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며 류현진의 부진이 장기적이진 않을 것으로 바라봤다.
류현진은 11일 팀의 5연패 탈출과 자신의 99승이 걸린 중압감 넘치는 경기에 나선다. 마침 두산 선발투수는 3승으로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브랜든 와델이다. 브랜든은 올 시즌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챙기면서 17이닝, 평균자책점 1.06을 기록했다. 두산의 승리 요정으로 불리는 브랜든을 한화 타선이 어느 정도는 공략해 줘야 류현진도 중압감을 덜면서 투구를 이어 갈 수 있다.
물론 어렵게 2연승 상승세를 탄 두산도 쉽게 물러날 생각은 없다. 두산은 시즌 성적 7승9패로 7위에 머물러 있는 만큼 빨리 5할 승률을 맞추고 상위권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가 크다.
두산 포수 양의지는 10일 한화전에서 역전 3점 홈런을 터트리며 두산의 7-4 역전승을 이끈 뒤 시리즈 스윕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양의지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류)현진이도 많이 답답한 것 같긴 한데, 지금 현진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팀이 중요한 것 같다(웃음). 우리 팀이 지금 잘해야 한다. (승패 마진) 마이너스를 빨리 플러스로 바꿔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중압감을 다 떨쳐내고 이번에는 한국 복귀 첫 승을 신고할 수 있을까. 류현진이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둔 경기는 2012년 9월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7이닝 1실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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