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왕겸 미래에셋 책임투자전략센터장 "ESG공시, 새로운 투자 기준"

이남의 기자 2024. 4. 11. 05:5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리포트-뉴노멀 경영 트랜드 ESG] "밸류업 성공한 일본, 한국 증시 ESG공시가 트리거 될 것"
[편집자주] 금융사에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 아젠다로 자리매김했다. 금융사들은 탄소배출량을 산정하고 녹색금융 확산에 매진하고 있다. 2026년부터 ESG 공시가 의무화가 되면서 금융사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졌다. 금융사들의 ESG 경영 현장을 직접 가보고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전략센터장이 머니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⑭[르포] "취포 아니라 취업성공"신한은행 커리어업, 청년 꿈 키운다
⑮[인터뷰] 김경남 KB금융 ESG상생본부 상무 "돌봄에만 1250억원 쏟아요"
[인터뷰] 이왕겸 미래에셋 책임투자전략센터장 "ESG공시, 새로운 투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대형 운용사 중에서 처음으로 스튜어드십코드(Stewardship Code·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했다. 가치경영과 투자, 사회 공헌 등 다방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을 강화한다.

올해는 ESG평가체계의 적용범위를 넓혀 대체자산 투자의사 결정에 ESG를반영한다. 미래에셋운용의 ESG경영을 투자 활동으로 볼 수 있는 곳, 책임투자전략센터의 이왕겸 센터장을 만났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ESG평가체계 구축"


미래에셋운용의 책임투자전략센터는 자산별 ESG 투자 통합 프로세스 도입에 관한 업무와 의결권 행사· 주주 관여활동으로 대표하는 스튜어드십 활동 업무를 하고 있다. 금융탄소회계협의체(PCAF)에 가입해 자산군 별 금융탄소배출량 산정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PCAF는 주식·채권·부동산 등 자산군별 탄소 배출량의 산정 방식을 제공하고 지원하는 협의체다. 현재 유럽·미국·일본 등에서 약 230여 개 금융사가 참여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PCAF의 원칙에 따라 3년 내 금융자산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공시한다.
이왕겸 미래에셋자산운용 책임투자전략센터장은 ESG공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사진=임한별 기자
이왕겸 센터장은 "PCAF 가입은 자체적인 ESG 평가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준비 단계"라며 "외부 데이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ESG 투자 전략은 데이터 산출 과정에 대한 '블랙박스'(Black-box)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없어 자체적인 ESG 데이터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향후 포럼 활동 등을 통해 탄소 배출량 측정 방법론을 연구하고 고유한 ESG 평가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ESG 경영은 기업의 환경에 대한 책임, 사회에 대한 책임, 건전한 지배구조를 뜻하며 기업이 주주의 금전 이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닌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중요해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한 자산운용사들은 ESG에 초점을 둔 투자에 집중하고 ESG 투자 트렌드에 초점을 맞춘 펀드를 출시했다. 국내 ESG투자는 걸음마 단계다. 변동성이 높은 국면에서 ESG 펀드 단기 수익률이 부진하는 등 투자자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거두고 있어서다.


밸류업 자문단 위원 "ESG공시, 증시 살아나는 기폭제"


미래에셋운용은 ESG상품 운용을 ESG통합 전략과 친환경 투자 상품으로 나눴다. 액티브형 펀드는 미래에셋좋은기업ESG, 특정 ESG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형은 TIGER MSCI KOREA ESG 유니버설ETF다.
친환경 투자에 중점을 둔 ESG 투자상품은 신재생에너지나 에너지 효율화 사업 관련 종목에 집중해 운용하는 미래에셋그린뉴딜인덱스, 탄소효율과 2차전지 등 테마에 맞춘 TIGER 탄소효율그린뉴딜, IGER2차전지소재Fn 등이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이왕겸 센터장은 "ESG 상품은 개별 전략이나 포트폴리오의 구성은 다르다"며 "최근 몇 년간 ESG가 크게 주목을 받으면서 많은 상품들이 우후죽순 생겼고 그린워싱 논란 등 기존 상품들과 차별화되지 못하는 문제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ESG상품에 투자 시 ESG 정의를 명확히 세우고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며 "ESG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용하다고 생각한다면 중요한 요소는 지배구조가 될 것이다. 투자자들이 니즈에 부합한 포트폴리오와 상품에 선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당국은 ESG공시 제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오는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ESG 공시 의무를 부여할 계획이었지만 미국 등 주요국 공시 의무화 연기와 국내 기업 입장 등을 반영해 2026년 이후로 늦췄다. 2030년부터는 모든 상장사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상장사가 ESG공시에 나설 경우 한국 증시가 밸류업 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의 '밸류업 자문단' 위원에 참여 중인 이왕겸 센터장은 일본의 사례를 들어 ESG공시가 국내 증시 부양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안정적인 글로벌 자금 유입을 위해 2013년부터 정부와 기업, 연기금, 금융사가 함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중심으로 한 ESG 강화 정책을 추진했다. 지난달 21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지수) 장중, 종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잃어버린 34년'을 찾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왕겸 센터장은 "일본은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된 2014년부터 지난 10년간 증시 부양을 위한 ESG정책을 강화했다"며 "ESG공시가 활성화되면 투자자들이 ESG투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겸 센터장은 ESG공시 기준을 확립하고 단계적 공시기준에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가 ESG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 기업 간 성과를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마련돼야 한다"며 "올해부터 ESG 공모 펀드나 일반 사모에 대한 정보를 공시하는 제도가 도입됐고 이 제도가 유럽의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정(SFDR)처럼 고도화되면 연금 투자자가 ESG 상품 투자를 고려해 볼 수 있는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