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10년물 국채금리 급등 4.548%...심상찮은 물가재상승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4. 4. 1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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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가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 물가지수(CPI) 발표 후 약세를 보이면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이 1분기 내내 계속된 물가 재상승 지표를 보고 금리인하 시기를 더 지연할 거란 관측이 나오면서 증시는 위축됐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422.16(1,09%) 내린 38,471.51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49.27포인트(0.95%) 하락한 5,160.64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136.28포인트(0.84%) 내려 지수는 16,170.36에 마감했다.

이날 CPI가 예상을 웃돌자 국채시장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급등세를 보이면서 증시 하락세를 유발했다. 10년 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8.2bp 급등한 4.548%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가 4.5%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단기물인 2년물 금리도 5%에 가까운 4.971%까지 급등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크리스 자카렐리(Chris Zaccarelli)는 "예상보다 높은 수치의 물가 보고서가 연달아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를 전처럼 옹호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웰스 얼라이언스의 에릭 디톤 사장도 "1월과 2월의 뜨거운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가까스로 떨쳐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물가상승 징후가 수요일 주가하락을 촉발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건 어떤 촉매제보다도 좋은 것으로 현재 주가하락이 강세장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많은 이익을 얻은 이들이 일부를 테이블에서 가져가는데 필요한 변명일 뿐"이라고 말했다.
1, 2월 이어 3월마저 전망 웃돈 물가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비 3.5% 상승해 예상치인 3.4%를 다소 상회했다.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은 것으로 나오면서 2월 충격에 이어 3월에도 증시 조정이 나타났다. 이날 미국 노동부 고용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3월 CPI는 전월비 0.4%, 전년비 3.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존 다우존스 전문가 예상치는 각각 0.3%, 3.4% 수준이었는데 둘 다 예상을 넘어선 것이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비 0.4%, 전년비 3.8% 상승했다. 전망치가 0.3%, 3.7%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 역시 예상을 웃돈 셈이다.

2월처럼 3월에도 주거비와 에너지 가격이 헤드라인 CPI 상승을 주도했다. CPI 가중치의 3분 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전월보다 0.4%, 전년보다 5.7%나 상승했다. 주거비가 줄지 않으면서 중앙은행이 기대해온 2% 물가로의 저감은 요원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고 난 후에 금리인하에 돌입할 계획이던 연방준비제도(Fed)의 계획도 미뤄지는 분위기다.

식품 가격은 전월비 0.1%, 전년비 2.2% 상승했다. 중고차 가격은 1.1% 하락했고, 의료비는 0.6% 늘었다.

물가가 잡히지 않고 금리인하가 미뤄질 거란 예상에 국채시장 금리는 치솟고 있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3.5bp 급등해 연율 4.5%를 넘어섰다. 장기채 금리가 5%를 넘나들던 지난해 같은 분위기가 재현됐다는 지적이다.
미 연준도 연초 물가재상승에 의견충돌..계절변수냐 위기상황이냐
(스탠퍼드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 보고 있다. 2024. 4. 4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스탠퍼드 AFP=뉴스1) 우동명 기자
연준은 3월 FOMC(공개시장위원회)에서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저감되지 않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당초 목표인 2%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더 큰 신뢰를 얻을 때까지 현재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합의했다. 이날 공개된 3월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일반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했다"며 "최근 경제지표가 인플레이션이 2%까지 지속 가능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신뢰도를 높이지 못했다"고 기록됐다.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 논의가 이어가면서 지정학적 혼란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물가상승 위험 변수로 지적했다. 그들은 또 느슨한 정책이 물가 재상승 압박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일부 위원들은 노동 시장의 균형이 잘 잡혀 있고, 기술이 향상되었으며, 중국의 경제적 약세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연준 위원들은 1월과 2월에 나타난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제롬 파웰 의장은 두 달 간의 수치가 계절적 문제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지만 현 시점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서는 회의에 참석한 회원 중 동의하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회의록에는 "일부 위원들은 최근 인플레이션 증가가 상대적으로 광범위했기 때문에 단순히 통계적 이상으로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적혔다. 또 "거의 모든 참석자들이 경제가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발전한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 덜 제한적인 입장으로 정책을 옮기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명시됐다. 대부분의 위원들은 올해 한두차례 금리인하는 불가피하다고 본 셈이다.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저감 추세가 일반적으로 다소 고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로를 따라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회의에서 또 다른 조치로 관계자들은 대차대조표 축소 종료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 연준은 만기 채권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최대 950억 달러를 매달 재투자하는 대신 롤오프하도록 허용하면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 보유액을 약 1조 5000억 달러 줄었다. 회의록에선 롤오프가 현재 속도보다 약 절반 줄어들 것이며 프로세스가 시작돼야 한다고 협의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과정이 한두 달 내에 시작될 것으로 본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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