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로 말했다…"한국정치 미래 우리가 바꾸자"

민동훈 기자 2024. 4.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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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에서 범야권이 200석 안팎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이 국회에 기대하는 것은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만이 아니라 여야가 합의해서 입법 생산성을 높이는 것에도 있다"면서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역대급 총선투표율로 나타난 민심의 의미를 여야 모두가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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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 출구조사, 범야권 200석 안팎 '압승'
투표율 67%…32년 만에 최고치
진보진영, 12년 연속 의회 장악
민심, 국정기조 변화 요구 거세
대립보다 대화…여야 협치해야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배드민턴장에 마련된 홍제 제3동 제3투표소를 찾은 유권자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4.4.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4·10 총선에서 범야권이 200석 안팎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했다.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도 제1당에 등극했다.

우리나라 역사상 진보진영이 12년 연속으로 의회 권력을 장악한 첫 번째 사례다. 윤석열정부는 건국 이래 대통령 임기 중 한순간도 '여대야소' 정국을 이끌지 못하는 첫 번째 정부가 됐다.

국민들이 정부와 집권여당에 꽃샘추위처럼 매서운 민심을 보여준 셈이다. '정권심판론'과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이 부딪친 선거전에서 유권자들은 야권의 손을 들어줬다. 사실상 국정기조에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 지지자들은 지난 2년간 정부와 여당이 보여준 국정운영 난맥상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투표소로 향했다. 여당 지지자들은 거대야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며 각자에게 주어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지만 힘에 부쳤다.

정치전문가들은 여당 등 정치권이 민심의 꾸짖음에 귀를 기울이고 22대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의 복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고물가·고유가·고환율의 3중고를 겪는 민생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10일 KBS·MBC·SBS 등 지상파방송 3사가 공동으로 22대 총선 출구조사를 진행한 결과 민주당의 예상 의석(더불어민주연합 포함)은 △KBS 178~196석 △MBC 184~197석 △SBS 183~197석으로 예상됐다. 국민의힘은 △KBS 87~105석 △MBC 85~99석 △SBS 85~100석으로 예측됐다. 조국혁신당은 3사 모두 비례대표로 12~14석을 획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범야권 의석은 200석 안팎으로 관측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전국 최종 투표율은 67.0%를 기록했다.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 32년 만에 최고기록이다. 이번 투표에선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투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현 정치상황에 대해 "정치가 잘못됐다, 부족하다 이 차원이 아니라 아예 정치가 없어졌다"며 "퇴행이나 역주행도 아니고 그냥 없어졌다"고 일갈했다.

윤석열정부의 임기는 아직 3년 이상 남았다. 이 기간에도 대결적 정치가 이어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민생을 살리기 위해 여야가 통 크게 협치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3년 뒤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이 국회에 기대하는 것은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만이 아니라 여야가 합의해서 입법 생산성을 높이는 것에도 있다"면서 "선거결과와 관계없이 역대급 총선투표율로 나타난 민심의 의미를 여야 모두가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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