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이 최고”… 130조 돌파한 금리형 ETF 인기 톱10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은 10일 현재 13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6월 ETF 시장 개설 21년 만에 순자산 100조원을 넘어선 후 10개월 가까운 기간 동안 30% 성장한 것이다. ETF는 거래소에 상장돼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펀드다. 수수료는 일반 펀드에 비해 저렴하다.
올해 투자자들의 집중적인 선택을 받은 ETF들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본지가 한국거래소를 통해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1일까지 순자산총액 증가액 최상위 ETF 10개, 순자산총액 증가율 최상위 ETF 10개씩을 꼽아봤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안정적인 파킹형 ETF와 나스닥·S&P500 등 미 증시 추종 ETF, AI(인공지능) 반도체나 빅테크 기업 등 주도 업종을 골고루 담은 ETF들이 인기였다.
◇금리형 ETF 전성시대
우선 ‘파킹형 ETF’라 불리는 금리형 ETF들이 올 들어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다.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우선 단기로 굴리려는 자금이 몰린 것이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는 올해만 순자산이 각각 1조9600억원, 9070억원쯤 늘면서 순자산 증가액이 큰 ETF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이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나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등 초단기 채권 금리를 하루 단위로 계산해 복리로 적용한다. 증시 변동 리스크와 무관하게 하루만 예치해도 추종 금리의 하루치만큼의 이자 수익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삼성자산운용 안정진 ETF컨설팅 팀장은 “투자자들이 은행의 전통적인 파킹통장보다 높은 수익과 낮은 거래 비용, 거래 편리성 덕분에 금리형 ETF에 주목하는 것 같다”며 “고금리로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쉽고 편한 현금 관리 수단으로 선택받고 있다”고 했다.
◇미 3대 지수 추종 ETF도 인기
나스닥, S&P500 등 미국의 3대 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미래에셋운용의 ‘TIGER 미국S&P500′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TIGER 미국나스닥100′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각 올 들어 8400억원, 7400억원, 4400억원이 넘게 들어왔다. 순자산 증가액 상위 ETF의 3, 4, 8위를 차지했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과거 단기투자 문화가 우량주에 장기 분산 투자하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성과를 보여주는 미국 주식에 대해 장기 투자 붐이 일고 있다”고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 “미국 뉴욕 증시를 대표하는 S&P500 지수 추종형 ETF가 지난해 글로벌 ETF 시장으로 유입된 투자 자금의 27%를 빨아들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AI 반도체·빅테크도 관심
돈이 갑자기 몰리는 ETF도 있었다. 올해 순자산 증가율 상위 6~8위, 10위 ETF는 모두 엔비디아,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 등 반도체 기업이나 애플, 알파벳 등 빅테크 기업들을 담은 상품들이었다. 이들 ETF의 순자산은 63억~260억원대로 크지 않지만, 순자산 증가율은 280~500%에 달할 정도로 인기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반도체, 빅테크 기업들의 장기 성장성을 고려하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국내 주식형 ETF, 의외의 선전
국내 주식들을 담은 ETF들도 의외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상위 우량주 10개 종목에 투자하는 ‘KODEX Top5PlusTR’, 코스피 2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과 ‘TIGER 200′은 순자산 증가액 기준 상위 5, 6, 7위를 기록했다. 이들은 올해 5500억~74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외국인 매수세 유입과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삼성전자 등 주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올해 들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며 “이를 추종하려는 투자 수요가 ETF 시장에도 유입된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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