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간’ 한국은행 변신 중… 발표 연습까지 한다고?

한예나 기자 2024. 4. 11.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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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트레이닝반 운영
한국은행 직원들이 지난달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공동 세미나를 앞두고 모여서 발표 연습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생각하는 여러 내용을 국민에게 더 쉽고 명확한 말로 전달하기 위해 ‘발표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 절간처럼 조용하다고 해서 ‘한은사(寺)’라고 불리고, ‘독립성’만을 강조하면서 시장, 정부 등과 소통에 소극적이던 한국은행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커뮤니케이션국 산하에 ‘커뮤니케이션트레이닝반’을 개설해, 직원들이 발표 연습에까지 나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일반 금융회사나 기업들은 외부 소통 교육에 나선 지 오래인데 한은이 뒤늦게 움직인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이 트레이닝반은 한은 직원들이 연구 결과나 보고서 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간담회 실습, 보도 자료 기획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외부 소통을 강조하고 있는 이창용 총재 행보와 맥이 닿아 있다. 이 총재는 2022년 취임 후 “총재만 한국은행을 대표해 왔던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시끄러운 한은’을 강조하고 있다.

정재윤 커뮤니케이션트레이닝반장은 “ECB(유럽중앙은행)과 IMF(국제통화기금) 등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많은 한은 사람이 내향적이고 모범생 같은 특징이 있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월 말까지 발표 수업을 들은 한은의 ‘수강생’들은 임직원 2300여 명 중 15%쯤인 350여 명에 달했다. 직급도 입행한 지 얼마 안 되는 5급 조사역부터 부총재까지 다양하다. 수강생 중 한 명인 김민식 한은 조사총괄팀장의 경우, 지난달 초 모의 간담회 연습을 했다. 김 팀장은 “하루아침에 발표 실력이 늘진 않겠지만, 당시 녹화한 영상을 돌려보며 복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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