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북·일 정상회담, 기회 있다면 환영”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4. 4. 11. 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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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서 美日정상회담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백악관에서 미국을 국빈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일본이 북·일 정상회담을 위한 고위급 접촉을 타진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은 “우리 모두 북한이 납북자 문제에 대한 즉각적 해법을 포함해 심각한 인권과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며 “북한과 대화를 추구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긍정적인 일”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이날 양자회담 후 진행된 공동기자회견에서 북·일 회담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는 동맹들의 기회를 환영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북한이 응답하고 있지 않지만 “전제조건 없이 언제든 대화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게 바이든 정부 대북 정책의 기본 기조다. 바이든은 “저는 일본을 믿고 기시다 총리를 믿는다”며 북·일 회담을 추진 중인 일본에 힘을 실어줬다. 기시다는 “북·일 간 대화는 지역 평화, 안정에 기여한다”며 “이 사안에 대해 미·일, 한·미·일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미·일 동맹 관련 “양국이 국방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동맹이 구축된 이래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며 “지휘·통제 구조를 현대화하고 원활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군의 계획성, 상호운용성을 증대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미국·일본·호주 3국이 처음으로 공중 미사일 및 방어 체계(MD)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인공지능(AI), 자율 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첨단 기술에 초점을 맞춘 ‘필러2′에 일본이 참여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미국·영국·호주 3국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와의 연계도 공식화했다.

양국이 발표한 ‘미래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란 이름의 공동성명은 안보 뿐만 아니라 우주, 정보·정찰, 기후 변화와 청정 에너지,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했다. 미·일·영 3국이 내년부터 정기 합동 훈련을 개시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했고,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계획 중인 유인 달 탐사 미션 ‘아르테미스’에 일본인 우주 비행사들이 합류하기로 했다. 이날 미·일이 합의해 발표한 상당수 항목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중국 패권주의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기시다는 “중국과는 대화를 계속해 공통의 과제에 대한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면서도 “동맹국인 미국과 단단한 신뢰 관계 아래 중국이 대국(大國)으로서 책임을 다하도록 계속 촉구해 나갈 것이다. 법치주의에 근거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 질서를 단호하게 지키기 위해 양국이 글로벌 파트너로 대응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바이든과 기시다는 이날 저녁 백악관에서 국빈 만찬을 갖는다. 바이든이 주재하는 것인데 만찬장 내부를 일본을 상징하는 벚꽃, 부채 등을 이용해 ‘봄 정원’(만찬장 컨셉트)으로 꾸몄다. 바이든 배우자인 질 바이든 여사, 기시다가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가수 폴 사이먼이 노래도 부를 예정이다. 미·일은 11일엔 필리핀과 사상 첫 정상회의를 갖고 남중국해·동중국해에서의 중국 견제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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