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보험업계 ‘적자 늪’… “상품구조 복잡” 보험 비대면 가입 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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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강사 명모 씨(36)는 보험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자동차 보험을 갱신하고 여행자 보험에 가입한다.
명 씨는 "5년 이상 납입하는 보험은 설계사의 설명을 여러 번 들어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이걸 어떻게 온라인으로 가입하냐"며 "여행, 자동차 보험 이상의 상품을 모바일로 가입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들이 여행자·휴대폰·자동차 보험 등 소액 단기 보험 위주로 파는 건 대면 채널의 영향력이 여전히 절대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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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 등 소액 단기상품만 가입해
디지털 5개사, 작년 2304억 순손실
“설계사 영업 고착화, 부작용 우려”

지난해 보험업계가 13조 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지만 디지털 보험사들은 2300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납입 기간이 길고 상품 구조도 복잡해 소비자들이 대면 가입을 선호한 결과로 풀이된다.

디지털 보험사는 전체 계약 건수나 수입 보험료에서 90% 이상을 온라인, 우편, 전화 등 비대면 채널로 모집하는 회사다. 2013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국내 첫 디지털 보험사로 설립됐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수익 모델을 뚜렷하게 확보하진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보험 상품의 특성상 비대면 영업 방식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은행, 증권 등 다른 금융권보다 상품이 다양하고 보장 범위도 제각각이라 대면 채널 위주로 가입, 상담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올 1월 보험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보험 상품 가입 비중은 생명보험 0.6%, 손해보험 6.2%로 은행(74.7%), 증권·자산운용(83.6%) 등에 비해 크게 낮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들이 여행자·휴대폰·자동차 보험 등 소액 단기 보험 위주로 파는 건 대면 채널의 영향력이 여전히 절대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면 채널 일변도인 기존 보험사의 영업 행태에서 탈피한 디지털 보험사가 나와야 보험업권 전반의 새로운 경쟁과 혁신이 촉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현재의 시장 구조가 고착화돼 있기 때문에 보험사 간 설계사 영입 경쟁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보험업권의 혁신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판매 인력 확보를 위해 회사 간 과당 경쟁이 이어져 보험 서비스의 혁신이나 시장 효율성이 저해되는 상황”이라며 “설계사의 잦은 이직이 부당 승환계약 등의 불완전판매나 민원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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