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69] I’m a terrible mother
심각한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앨리스의 아들 테오가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견과 쿠키를 먹으려다 들켰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앨리스는 숨어 있던 테오에게 소릴 지른다. “쿠키 먹었어? 엄마가 부르면 대답하는 거야. 알았어(Did you eat any? When I call you, you answer me, okay)?” 풀이 죽은 아이가 집으로 들어가자 앨리스에게 안도감과 함께 죄책감이 찾아온다. 깜짝 놀라 뛰어나온 친구 셀린에게 앨리스가 말한다. “난 못난 엄마야(I’m a terrible mother).” 바바라 아벨의 소설 ‘증오의 배후(Derrière la haine)’를 원작으로 한 영화 ‘마더스(Mothers’ Instinct·2024·사진)’의 한 장면이다.
이웃한 집에서 또래 아들을 키우는 앨리스(제시카 채스테인 분)와 셀린(앤 해서웨이 분)은 둘도 없는 친구처럼 지냈지만 셀린의 아들 맥스가 이층 테라스에서 추락사한 이후로 둘의 사이는 서먹해진다. 셀린은 딱히 말이 없지만 맥스가 떨어지는 상황을 목격했던 앨리스는 미리 뛰어가 막지 못했음이 죄스럽게 느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앨리스는 테오가 그 테라스에 올라가 있는 모습을 목격하고 사력을 다해 뛰어가 소리치고 위험을 막는다. 이때 셀린의 묘한 눈빛이 앨리스의 직감을 자극한다. “테오를 테라스에 내보냈던 거, 나 시험한 거야(Did you put Theo on that balcony to test me)?” 앨리스는 셀린에게 따져 물으며 본격적으로 셀린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다 계획하고서 사람을 갖고 노는 거야(She planned the whole thing. She manipulates people).” 앨리스는 남편에게 말하지만 남편은 믿어주지 않는다. 이후 셀린의 모든 행동이 테오를 해하려는 것처럼 느껴지는 앨리스는 셀린과 거리를 두고 자식을 지키려 한다. 하지만 주위에선 망상이라며 앨리스를 비난하고 앨리스마저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과연 엄마의 직감이 옳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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