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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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일, 한국·필리핀 수교 75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실제로 2023년에 144만명의 한국 관광객이 필리핀을 방문해 필리핀 제1의 관광시장이 되었고, 20만7000명의 필리핀인이 다양한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30여년 동안 한국에 이주한 필리핀인의 주된 목적은 취업이었다.
그런데 필리핀인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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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한국이 필리핀을 1인당 국민소득으로 추월한 것은 1970년부터이다. 필리핀은 문화적으로도 강한 나라였다. 1978년 프레디 아길라(Freddie Aguilar)가 Anak(아들)라는 노래를 불러 큰 인기를 얻었다. 타갈로그어로 된 이 노래는 세계 56개국에서 27개 언어로 번안돼 수백만 장의 앨범이 팔렸고, 당시 아길라는 아시아 최고의 가수였다.
이처럼 한국과 필리핀의 외교관계는 매우 일찍 시작되었고, 한국전을 통해서 혈맹수준으로 공고해졌고, 기술 협력으로 확대되었고, 이제는 정치 경제 사회를 넘어 문화와 관광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2023년에 144만명의 한국 관광객이 필리핀을 방문해 필리핀 제1의 관광시장이 되었고, 20만7000명의 필리핀인이 다양한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30여년 동안 한국에 이주한 필리핀인의 주된 목적은 취업이었다. 이들은 체류자격과 상관없이 단순노동에 가장 많이 종사하고 있다. 2000년대에는 결혼 목적의 이주가 증가했으나 요즈음은 감소하는 추세이다. 최근 몇 년 동안은 학업 목적 이주가 늘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필리핀 가사·육아도우미 100여명을 들여오기로 했다. 이들에게 가사뿐만 아니라 육아까지 맡기려고 한 것은 이들이 영어를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리핀인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것 같다. 공장과 가정에서는 한국어를 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하고 이래저래 무시하고 차별한다. 다행히도 필리핀인의 한국에서의 삶의 만족도는 다른 이주민 집단에 비해 높다고 한다. 이들은 공동체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고 사회적 연결망도 비교적 잘 구축되어 있다고 한다. 한국인이 이런 그들에게 조금만 더 우호적으로 대해 준다면 양국의 관계는 더욱 좋아질 것 같다. 지금 한국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개구리가 올챙이 시절을 생각하는 것이다.
장한업 이화여대 다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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