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애 같은 실수? 핸드볼 노 페널티 UCL 역대급 오심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명승부가 페널티킥(PK)과 관련된 석연찮은 판정 두 개로 논란에 휩싸였다.
1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아스널과 바이에른 뮌헨의 2023~2024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두 팀은 두 골씩을 주고 받는 팽팽한 접전을 벌이면서 ‘별들의 무대’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한판을 펼쳤다.
문제는 판정이었다. 아스널의 부카요 사카가 종료 직전 페널티지역을 쇄도하는 과정에서 그의 오른쪽 정강이가 뮌헨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와 충돌했다. 사카는 PK를 확신한 듯 글렌 니버그 주심에게 자신의 다리를 가리키며 항의했지만 기대했던 판정은 나오지 않은 채 경기가 끝났다. 관중석의 환성이 야유로 바뀐 순간이었다.
그런데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자신들이 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2-2로 비긴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오늘 주심은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 하는 PK를 줄 용기가 없었다”고 공개 비판했다. 감독이 판정과 관련해 언급하기 힘든 환경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는데, 그럴 만한 상황이 있었다.
뮌헨이 2-1로 앞선 후반 21분 아스널의 골킥 장면에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나왔다. 아스널 골키퍼 다비드 라야가 주심의 휘슬 직후 수비수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에게 짧은 골킥을 연결한 것을 마갈량이스가 다시 손으로 공을 집어 골킥을 시도했다. 명백한 핸드볼 반칙. 페널티지역에서 일어났으니 PK다.
이와 관련해 뮌헨 선수들이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역시 판정은 나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투헬 감독은 “주심은 ‘어린 애 같은 실수’라고 넘어갔다”면서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선 이런 걸로 PK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더라. 실수 여부를 떠나 핸드볼 반칙을 선언했어야 한다는 점에서 끔찍한 설명”이라고 비판했다.
축구 전문가들은 오심이 의심되는 두 장면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종료 직전 사카가 얻을 수 있었던 PK에는 평가가 엇갈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의 리오 퍼디낸드는 “왜 PK가 주어지지 않았느냐”며 고개를 내저었지만 아스널 출신 수비수 매튜 업슨은 “리플레이를 보니 사카가 먼저 접촉을 시도한 게 보인다. 처음엔 오심을 의심했는데, 주심이 오히려 판단을 잘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맨체스터 시티 출신 미드필더 마이클 브라운도 “이 상황에선 PK가 아니라고 판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뮌헨이 PK를 얻을 수 있었던 장면에 대해선 모두가 오심을 인정했다. 퍼디낸드는 “뮌헨의 손해가 아스널보다 더 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아스널 출신 수비수 마틴 키원도 “주심이 무리한 판단을 내린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오심으로 끝난 두 팀의 명승부는 이제 남은 90분의 한판으로 승자와 패자가 갈리게 됐다. 18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아레나에서 열릴 2차전에서 4강 티켓의 주인공이 결정된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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