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이낙연·송영길·이정현 ‘국회 입성 실패’…“호남 정치 어디로 가나”

이낙연 새로운미래 광주 광산구을 후보[새로운미래 제공]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4·10 총선 ‘이낙연·송영길·이정현’ 등 호남 출신 거물 정치인들이 지역민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정치적 기로에 섰다.

10일 이낙연 대표는 광주 광산을에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후보,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는 서구갑에서 민주당 조인철 후보, 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서 민주당 권향엽 후보에게 졌다.

이낙연 후보는 5선 국회의원을 지내고 전남도지사를 재임 중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역임하고, 민주당 대표를 했다.

지난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에게 패한 뒤 이재명 후보의 대선후보 캠프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했다.

그는 대선이 끝난 뒤 조지워싱턴대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1년 만인 지난해 6월 귀국해, 지난 1월 24년간 몸담았던 민주당을 떠나 새로운미래를 창당했다.

광주 광산을 지역구 출마한 그는 “심청이가 아버지를 위해서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정으로 광주에 왔다”면서 “광주와 호남의 미래를 위해 큰 정치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24년간 입었던 ‘파란색’이 아닌 ‘민트색’ 옷을 입고 ‘마지막 불씨’를 호소했지만 원내 입성에 실패했다.

국회의원 선거 5번과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모두 이겼던 이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낙선하면서 최대 위기에 처했다.

옥중 방송 연설하는 소나무당 송영길 후보[연합]

옥중 출마로 이목이 쏠렸던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도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록의 정치인이다.

송 대표는 연세대학교 총학생회장을 역임했고 졸업한 후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제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눈에 띈 송 대표는 인천 계양에서 5선(16·17·18·20·21대) 국회의원을 했고, 2010년 지방선거 때 인천광역시장에도 당선됐으며, 당 대표를 지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2021년 전당대회 당시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등에게 돈봉투를 줄 것을 모의한 녹음파일 및 텔레그램 대화 내용 등을 검찰이 확보하면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의 중심 당사자로 지목된 그는 지난해 12월 결국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로 인해 구속됐다.

옥중에서 송 대표는 이후 소나무당을 창당하고 “국회 입성해 민주주의 정치를 되살리고 윤석열 정권 조기퇴진에 앞장 서겠다”며 “감옥에 갇힌 저의 손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광주 서구갑에 출마한 송 대표는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정치 운명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에 나선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가 5일 오전 광양시청에 마련된 중마동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연합]

이정현 순천·광양·곡성·구례을 국민의힘 후보는 곡성 출신으로 해당 지역구에서 19대 재·보궐선거와 20대 총선 등 내리 재선에 성공하며 비례대표 포함 3선 국회의원에 당대표까지 지냈다.

이 후보는 전남발전을 앞당기는 데 첨병역할을 하겠다며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과 국토균형발전 전략본부장을 맡아 지역소멸을 막는 해법을 찾아 전남 곳곳을 돌아다녔다.

흰 조끼와 면장갑을 착용하고 검정운동화를 신은 이 후보는 당의 조력 없이 나홀로 “오직 지역 발전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겠”면서 ”타 지역과 차별받지 않게 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흡소했다.

그는 4.10 총선에서 ‘지역 일꾼’을 강조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지만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은 지역민들에게 선택을 받지 못했다.

김대중 대통령 이후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호남은 대선 후보도 만들지 못했고 호남 출신 거물 정치인들이 재기의 발판을 위한 국회 입성에도 실패해 격량에 휩싸이고 있다.

이지역 초·재선 국회의원들은 국회에서 사실상 병풍 역할만을 할 뿐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현실에서 역량있는 정치 인재 발굴이 통해 호남 정치 복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hw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