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앞날 불투명… 與 지도체제 개편 전망 [선택 4·10]

조병욱 2024. 4. 10.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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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총선 패배로 윤석열정부의 '신데렐라'로 꼽혔던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앞날이 불투명하게 됐다.

한 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총선 결과에 따른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더 큰 문제는 당의 위기 상황에서 불려 나온 한 위원장을 대체할 카드가 마땅하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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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에 당 지도부 책임론 불가피
“생환 잠룡 역할론… 당 쇄신 카드 시급”
여당의 총선 패배로 윤석열정부의 ‘신데렐라’로 꼽혔던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앞날이 불투명하게 됐다. 한 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총선 결과에 따른 책임론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가 끝난 뒤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다.    공동취재
한 위원장은 10일 오후 6시 국회도서관 지하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본 뒤 “우리 국민의힘은 민심의 뜻을 따르기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고 했다. 이어 “그렇지만 끝까지 국민의 선택을 지켜보겠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정치 입문 초기에는 총선 이후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던 한 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선 계속 정치를 이어 나갈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한 위원장의 추후 행로에 더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법무부 장관을 그만두고 정치권에 뛰어든 한 위원장은 20%대 지지율로 차기 대선 주자 1, 2위를 다투는 인물이다. 여권 내 다른 대선 주자들이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면서 사실상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의 참패로 그의 위상이 위협받게 됐다.

당장 비대위원장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통상 총선에 패한 정당의 대표와 지도부는 총사퇴하고 비대위가 구성돼 다음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끄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이미 앞선 김기현 전 대표가 갑자기 물러나면서 들어선 비대위인 만큼 현 지도부가 물러날 경우 윤재옥 원내대표 중심의 비대위원장 대행 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의 낙마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 이후 비대위로 전환됐던 전례가 있다.

다만 윤 원내대표도 이번 선거대책위원회의 공동선대위원장까지 맡았던 만큼 패배 책임론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못하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대구가 전국 선거구에서 투표율이 두 번째로 낮았다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올 수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표상황실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시청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
더 큰 문제는 당의 위기 상황에서 불려 나온 한 위원장을 대체할 카드가 마땅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극적으로 생환한 나경원 의원 등 잠룡들이 이 역할을 맡게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중도 확장력이 있는 당 중진들의 역할론이 제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한 위원장의 대체재가 없는 만큼 재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언급한다. 11일 0시30분 현재 출구조사 결과를 뒤집고 여당의 승기를 잡는 지역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 개헌 저지선은 가까스로 지켜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수민 정치평론가도 이날 통화에서 “향후 권력 구도는 외연 확장을 할 수 있는 차기 당대표가 서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한 위원장의 재기 가능성이 0은 아니다. 다만 단기적으론 한 위원장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좀 더 적극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인물보다 당이 적극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용산을 향해서도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내각도 야당의 제안을 받아 거국 내각을 먼저 제안하는 등 변화의 카드가 시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의원들도 공천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쇄신 목소리가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병욱·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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