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미래’ 이낙연[22대 총선]
‘탈당 후 창당’ 민심 못 얻고
‘5선’ 호남서도 외면 ‘타격’
‘호남의 마지막 불씨’가 끝내 더불어민주당 탈당의 벽에 부딪혀 꺼졌다. 11일 0시 기준 총선 개표 결과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광주 광산을에서 14.76%를 받아 민형배 민주당 의원(74.91%)에게 패했다. 5선 국회의원·당대표·전남도지사·국무총리 출신에 대선주자까지 화려한 경력을 쌓아왔지만 친이재명계 후보에 밀려 지역구를 탈환하지 못했다.
이 공동대표는 지난 1월 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를 창당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가짜 민주당’이라 비판하며 총선 이후 야권 세력 재편을 노렸다. 총선 불출마를 번복하고 광주의 대표적 친명계 지역구에 전격 출마한 것도 ‘이재명의 민주당’ 대항마라는 구도를 부각하기 위해서였다. 도덕성·신뢰 회복의 정치를 만들겠다고 호소했으나 유권자의 냉담을 극복하지 못했다. 호남 4선 의원 출신이 호남에서마저 선택받지 못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이 공동대표가 걸어온 제3지대의 길도 험난했다. 새로운미래 창당 초기부터 비명계 세력이 합류하지 않았다. 민주당 탈당파인 미래대연합과의 공동 창당 과정에서도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막바지에 함께하지 않았다. 지난 2월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등 제3지대가 통합했으나 9일 만에 결별했다.
2000년부터 정치를 해온 이 공동대표가 ‘의심’(의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은 치명적 한계로 꼽힌다. 민주당에서 새로운미래에 합류한 의원은 오영환·박영순·설훈·홍영표 의원에 불과했다.
이 공동대표는 총선 이후 당분간 잠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대표에게 패한 뒤에도 1년간 미국에서 유학했다. 민주당의 대승으로 이재명 대표 체제가 굳어진 만큼 당장 향후 행보를 도모하기보다 8월 전당대회 등 민주당 내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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