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보도국장 임명 ‘단협 패싱’

조해람 기자 2024. 4. 10.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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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면동의제’ 무시…노조 반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유진그룹에 인수된 YTN 새 경영진이 단체협약에 명시된 ‘임면동의제’를 거치지 않고 보도국장을 임명해 노조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경영진이 노조를 우회해 친정부 성향 간부를 앉혀 보도부문을 장악하려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언론노조와 YTN지부는 지난 9일 김응건 신임 보도국장과 김종균 신임 보도본부장 임명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임명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서울서부지법에 제기했다고 10일 밝혔다.

노조는 김백 사장이 단협에 명시된 ‘보도국장 임면동의제’를 거치지 않고 김 국장을 임명했다고 했다. 보도국장 임면동의제는 방송의 공공성을 보장하기 위해 보도국 구성원들이 국장 임면 과정에 참여하도록 한 제도다. YTN 단협을 보면 보도국장 내정자는 보도국·계열사 구성원 과반의 투표 참여와 과반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노조는 김 사장이 보도본부장직을 신설하고 김 본부장을 임명한 것도 단협을 우회해 보도국을 장악하려는 ‘꼼수’라고 봤다. 단협에 따라 임면동의제나 일종의 재신임 투표인 ‘긴급평가’를 적용받는 보도국장 대신, 이런 절차들로부터 자유로운 본부장을 신설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최근 <돌발영상> 불발 당시 사내 공정방송위원회에 김 국장 대신 김 본부장이 사측 대표로 참여한 점 등을 들어 “김 본부장이 보도국장의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며 “단협에서 정한 인사협의(합의) 조항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적 행위”라고 했다. 또 “보도국장 임면동의제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은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에 관한 법적 규율을 따르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김 국장과 김 본부장의 인사처분 취소·무효를 구하는 본안소송과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다.

YTN에서는 민영화 이후 김 사장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발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 사장은 2008년 친이명박 정부 성향 사장 임명에 항의하다 기자들이 해고된 ‘YTN 해직 사태’ 당시 인사권자였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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