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절망이 공존했던 '카멘 더 퍼스트'
낭만, 희망, 절망, 분노, 환희, 애절 등 수많은 감정 키워드를 쏟아낸 카멘 더 퍼스트 이벤트가 182일간의 긴 여정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는 마지막 군단장 레이드인 어둠군단장 카멘 출시와 함께 개최한 특별 난이도 '카멘 더 퍼스트' 이벤트를 4월 10일 점검으로 종료했다.
카멘 더 퍼스트는 기존 카멘 하드 3관문과 4관문 난이도를 일부 하향 조정한 뒤 그 원본을 특별 난이도로 이관한 것이다. 한정 기간 동안 5만 골드를 비롯해 전설 칭호 이클립스, 탈 것 등 특별 보상을 얻을 수 있었다.
5만 골드를 제외하면 명예 보상 뿐이지만 한정판, 기간제처럼 게이머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단어는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클립스 칭호 디자인이 괜찮은 편이라, 칭호 자체만으로도 도전 의욕을 고취시키는 훌륭한 명예 보상이 됐다.
초월, 상급 재련 등 평균 스펙도 상승해 "지금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긍정적 전망과, "지금이 아니면 얻을 수 없다"는 절박감까지 합쳐져 카멘 더 퍼스트 파티 모집란은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 화려한 라스트 댄스… "마지막까지 새하얗게 불태웠다"
6개월이라는 긴 기간 동안 진행된 이벤트라 깰 사람은 다 깨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마지막 주에는 유독 사람이 많이 몰렸다. 당시 도전할 스펙이 되지 않았던 사람들도 있었을테고, 그간 사정이 여의치 않았지만 마지막이니 무리해서라도 도전하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기자의 지인은 친구가 몇 년만에 연락해 청첩장이나 다단계, 보험 가입인 줄 알았더니 "이클립스 클리어 도와달라"는 요청이었다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그만큼 절실한 성불자들도 많았고 '이클립스', '별을 제패한 자' 등 칭호를 달고 도와주려는 숙련자 헬퍼들도 많았다.
마지막 주를 불태우는 이들을 위해 버프 효과를 주는 만찬을 영지에 차려두고 떨어지지 않도록 리필하는 따뜻한 마음의 이용자들도 있었다. 이들의 영지 방명록에는 "덕분에 무사히 성불했다", "매번 신세져서 감사드린다", "맛있는 밥 먹고 기운내서 이클립스 땄다" 등 훈훈한 후기로 가득했다.
카멘 더 퍼스트의 종료를 기념해 같은 직업 6인으로 도전한 이색 공격대도 눈에 띄었다. 유저 커뮤니티에 올라온 '6건슬 더 퍼스트 클리어' 인증글은 "그야말로 낭만 그 자체"라며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 날인 9일에는 죠니니, 로마러, 쫀지, 뜨뜨뜨뜨, 눈가루, 갱쥰 등 인플루언서들이 성불자 파티를 직접 모집해 트라이를 함께 했다.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일찌감치 클리어한 인플루언서들이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훈훈하다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한편, 점검 직전 버저 비터에 성공한 '카멘 더 라스트' 공격대들도 화제가 됐다. 유저 커뮤니티에는 "오늘 13시간 동안 트라이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격대원 모두 열심히 해서 새벽 5시 55분에 막차를 탈 수 있었다"는 등의 인증글이 올라왔다. 이용자들은 고생 끝에 달성한 성취를 함께 기뻐하며 축하했다.
■ 대리·버스로 가득한 파티 모집… "다음 번에는 이러지 않았으면"
마지막까지 화려하게 불태운 '카멘 더 퍼스트'였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이라고 했던가.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을 타깃으로 삼은 대리와 버스도 성행했다.
9일 1관문 모집 방은 그야말로 버스의 향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실제로 최저가라는 방에 문의를 넣으면 "8인 버스 기사팀이 손님 계정으로 플레이하며 버스를 돌린다"는 식으로 사실상 대리 행위를 유도하는 일이 많았다.
손님이 본인의 계정으로 참여하는 버스 비용이 100만 골드라면, 대리 비용은 30만 골드 정도로 저렴하다. 이는 해킹, 정지 등 대리 행위 자체의 위험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이용해 7인의 대리 계정을 구하고, 버스 손님 1명을 추가로 구인하는 식의 창조 경제가 이뤄지기도 했다.
타인의 계정으로 플레이하는 대리 행위는 엄연히 약관 위반 행위로 제재 대상이다. 카멘 레이드 출시와 함께 진행된 퍼스트 클리어 레이스에서도 타인의 계정으로 플레이한 인원이 소속된 공격대는 보상 회수 및 해당 계정 정치 조치가 진행됐다.
버스 행위는 인게임 내 문화로 잘못됐다고까지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버스 행위가 없는 시간을 짜내서 도전하는 이들의 보람과 명예를 퇴색시키는 것은 분명하다. 이용자들은 "이럴 거면 그냥 1회 클리어 이후 입장 못하게 하면 안됐나", "다음 이벤트 때는 인게임에서 대리, 버스 광고 그만 보고 싶다" 등 다양한 반응을 남겼다.
- 이클립스 대리팀에게 직접 연락한 라데 [출처: 라데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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