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입자’ 존재 예측했던 英 물리학자 잠들다

조성민 2024. 4. 10. 23: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측한 영국 이론 물리학자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명예교수가 8일(현지시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당시 83세였던 힉스 교수는 힉스 입자 존재를 예측한 공로로 벨기에의 프랑수아 앙글레르 브뤼셀 자유대 명예교수와 함께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런데도 이 입자에 힉스 교수의 이름이 붙은 것은 한국 출신 미국 물리학자 이휘소(벤자민 리) 박사 영향으로 알려져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교수 별세
향년 94세… 와병 중 자택서 운명
1964년 ‘힉스 보손’ 존재 예견
11년 전 CERN서 공식 확인
공로 인정 노벨물리학상 수상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측한 영국 이론 물리학자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명예교수가 8일(현지시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에든버러대는 9일 성명에서 “힉스 교수가 짧게 질환을 앓고 나서 지난 8일 자택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의 존재를 예측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영국 이론 물리학자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명예교수가 2013년 12월 런던 과학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모습. 런던=AP연합뉴스
힉스 교수는 1964년 힉스 보손(boson·기본입자)의 존재를 예측했다. 힉스 입자는 우주 탄생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한 가설 중 가장 유력한 표준 모형을 설명하기 위해 정의된 입자다. 이 표준 모형에 따르면 우주 만물은 6개씩의 쿼크·렙톤, 4개의 매개입자(전자기력, 약한 핵력, 강한 핵력, 만유인력) 등 12개 소립자로 구성된다. 이 모든 소립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입자가 존재해야 표준 모형이 성립한다. 이 입자는 발견이나 측정이 극도로 어려워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리언 레더먼이 저서에서 힉스 입자를 ‘빌어먹을(Goddamn) 입자’로 불렀다가 출판사의 권유로 ‘신(God)의 입자’로 바꾸면서 이것이 별칭으로 굳어졌다.

힉스 입자는 이후 반세기 가까이 지난 2013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과학자들의 실험을 통해 학술적으로 공식 확인됐다. 당시 83세였던 힉스 교수는 힉스 입자 존재를 예측한 공로로 벨기에의 프랑수아 앙글레르 브뤼셀 자유대 명예교수와 함께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힉스 교수는 1929년 잉글랜드 북서부 뉴캐슬에서 태어나 킹스 칼리지 런던(KCL)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에든버러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 주로 에든버러대에서 연구했다.

그는 힉스 입자에 자신의 이름 ‘힉스’만 붙은 것도 다른 학자들의 공로가 무시된다는 생각에 불편하게 여겼다고 한다. 앙글레르 교수를 비롯해 그와 비슷한 시기에 다른 물리학자들도 이 입자에 대한 가설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 입자에 힉스 교수의 이름이 붙은 것은 한국 출신 미국 물리학자 이휘소(벤자민 리) 박사 영향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박사가 학계에서 ‘힉스 입자’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고 1972년 ‘힉스 입자에 미치는 강력(강한 핵력)의 영향’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론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동료 과학자와 내기하면서 힉스 입자가 없다는 쪽에 돈을 걸었다가 100달러를 잃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피터 매티슨 에든버러대 부총장은 “힉스는 훌륭한 사람이었고 비전과 상상력으로 이 세상에 대한 지식을 확장해준 재능 있는 과학자였다”며 “그의 선구자적 작업이 과학자 수천명에게 동기를 부여했고 그의 유산은 향후 여러 세대에게 영감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기렸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