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늪’에서 허덕이는 테슬라, 하반기 ‘로보택시’ 타고 탈출할까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실적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테슬라는 올 하반기에 공개할 무인 ‘로보택시’에 기대를 걸고 있다.
9일(현지시간) 마켓워치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투자회사 ‘로버트 W 베어드’의 애널리스트 벤 칼로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테슬라의 올해 2분기 인도량은 44만4510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4.6%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인도량이 38만6810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8.5%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의 부진은 전기차 시장에 드리운 침체 그림자가 점점 짙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테슬라 돌풍’을 타고 2020년부터 잇달아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된 전기차 스타트업들도 수요 둔화로 고전 중이다.
한때 ‘테슬라의 대항마’로 불렸던 피스커는 자금 조달 실패로 지난달 상장이 폐지됐다. 리비안은 여전히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최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IF)의 계열사 아야르 서드 인베스트먼트 컴퍼니로부터 최근 10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한 루시드가 그나마 선방하고 있지만, 주가는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
루시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분기에 1728대를 생산하고 1967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판매 실적 호조는 지난 2월 주력 모델인 에어 세단의 가격을 최대 10% 인하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업계는 오는 8월 공개하겠다고 머스크가 예고한 로보택시(무인택시)가 테슬라 침체를 비롯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사고 우려로 로보택시 사업을 중단했던 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가 재추진에 나섰다는 점도 테슬라로선 고무적인 소식이다. 크루즈는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를 시작으로 일부 도시에서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도로 정보를 수집하는 작업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크루즈 관계자는 “우리 목표는 운전자 없는 완전 자율주행을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 역시 피닉스를 비롯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3개 도시에서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범운행 중이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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