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성난 민심…`불통 尹 정권` 심판했다
전문가들 "대통령실이 패배 요인"…여권 재편될 듯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압승했다. 국민의힘은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임명강행과 '대파논란' 등 민생 악화,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회칼 테러' 등 겹악재에 뿔난 민심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한 것이다. 조국혁신당은 제3당으로 부상했다.
총선개표 결과(새벽2시 기준),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56석, 국민의힘은 94석, 새로운미래 1석, 개혁신당 1석, 진보당 1석을 차지했다. 민주당은 14석 안팎의 의석 확보가 예상되는 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과 합치면 170석, 국민의힘은 17석 안팎이 예상되는 국민의미래와 합치면 112석 정도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후보만 낸 조국혁신당은 13석 안팎의 의석확보가 유력하다. 개혁신당은 모두 2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1석도 얻지 못한 녹색정의당은 사실상 존폐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지역구를 보면, 민주당은 친명(친이재명)후보 대부분이 지역구를 수성하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에선 초박빙 대결에서 승기를 잡은 안철수·나경원·권영세 후보 등 중진의 선전이 눈에 띈다. 다만 '친윤' 핵심인 정진석 국민의힘 충남 공주부여청양 후보는 박수현 후보와 세 번째 대결에서 석패했다.
새로운미래에선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 세종갑 후보가 유일하게 당선됐다. 부동산 갭 투기 의혹과 재산 허위 신고로 이영선 민주당 후보의 공천이 취소되며 류제화 국민의힘 후보와 2파전이 형성된 영향이다. 세종갑은 민주당세가 강한 지역이다 .
개혁신당은 이준석 경기 화성을 후보가 공영운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공 후보가 아들에게 증여했던 성수동 부동산 논란이 역전의 발판을 제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진보당에선 윤종오 울산 북구 후보가 유일하게 당선됐다. 윤 당선인은 앞서 민주당을 탈당했던 이상헌 무소속 의원과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을 벌여 극적인 야권 단일화에 성공, 국회 입성까지 이뤄냈다.
비례정당에선 창당한 지 한달 밖에 되지 않은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일으켰다. 조국혁신당은 호남 대부분 지역에서 지지율 1위를 휩쓸었다. 조국 대표도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민주당은 단독 과반의석으로 원내 1당 지위를 확고히 함으로써 국회운영을 사실상 좌지우지 할 수 있게 됐다. 윤 정부는 국정운영에 심각한 차질을 빚게됐고 여당은 야권에 끌려다니게 됐다.
정치 전문가들은 용산 대통령실의 잇단 자충수를 여권 패배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상돈 중앙대학교 명예교수는 "경기도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신도시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수도권 선거 전략이 부재했다. 이러한 수도권의 변화를 잘 따라가지 못한 게 선거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예뻐서 찍은 게 아니라 사실상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분노 투표'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 입장에서 보자면 결국은 정권심판론이 먹힌 것이다. 여권의 재편으로 갈 수밖에 없고, 다음번 지방선거도 대통령선거도 있기 때문에 '여당의 잘못'이라기보단 '대통령실의 문제'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여당에서 용산과 선을 긋는 모습이 보일 것 같다. 대통령이 탈당한다든지 정계개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여당에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결국은 '정권심판론 자체를 인정하지만, 우리는 그런(용산처럼) 독단적인 게 아니라 협치를 하겠다'는 걸 보여줘야 되지 않나. 국민께 협치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며 "여당에 새 지도부가 생기게 되면 대통령에게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나란 얘기도 나올 것 같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 대화하는 모습이 또 하나의 상징적 모델이 될 수도 있겠다"고 부연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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