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꺾고 체급 키우려던 원희룡 ‘낙선 유력’

정대연 기자 2024. 4. 1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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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저녁 인천 계양구 한 고깃집에서 원희룡 후보와 만나고 있다. 원 후보 옆은 이천수 전 축구 국가대표. 연합뉴스

22대 총선에서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하며 인천 계양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도전했던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는 10일 진행 중인 총선 개표 결과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 최대 거물을 꺾고 3년 뒤 대선에 재도전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원 후보는 일찌감치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대한민국 정치와 계양 발전을 가로막는 거대한 돌덩이를 치우겠다”며 이 대표와의 맞대결을 선언했다. 당 일각에선 국토부 장관을 지낸 원 후보가 1기 신도시로 재개발 이슈가 있는 경기 고양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원 후보는 여당 험지인 계양을 출마 입장을 고수했다.

원 후보는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전체 13석 중 2석에 불과한 여당 인천 의석을 늘리는 중책도 부여 받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하루 10곳 넘는 지역을 도는 와중에도 지난 8일 이 대표 삼겹살 식사 논란이 벌어진 계양을 한 식당에서 원 후보를 만나는 등 적극 지원했다.

하지만 원 후보가 이 대표에게 크게 뒤지고, 인천 다른 지역에서도 여당이 대부분 패할 것이 유력해지면서 국민의힘과 원 후보는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D 역사 추가 설치와 노후 주택 재개발·재건축 등 지역 개발 공약을 내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 국민의힘은 윤형선 전 계양을 당협위원장 반발에도 그를 컷오프(공천 배제)하고 원 후보를 단수공천했지만, 2년 전 보궐선거 때 윤 전 위원장이 이 대표를 상대로 얻은 득표율(44.75%)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결과를 얻었다.

국회의원 4선에 성공해 유력한 대선 주자로 발돋움하려던 원 후보 계획은 실패했다. 과거 한나라당 의원 시절 개혁소장파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의 한 축을 담당했던 원 후보가 장관 시절 서울-양평 고속도로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 국면에서 야당 공격수로 전면에 나서는 등 ‘윤석열·김건희 호위무사’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여당 총선 패배로 인해 정치적 재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원 후보는 한동안 원외에서 재기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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