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정호한테 너무 고맙습니다"…왜 양의지는 '김재환 부활' 뜨겁게 반겼나

김민경 기자 2024. 4. 1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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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환(왼쪽)과 양의지가 시즌 초반 함께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두산 베어스가 바라던 방향으로 가고 있다. ⓒ 두산 베어스
▲ 양의지(가운데)는 올해 김재환(오른쪽)이 웃는 못습을 보는 것만으로 기쁘다고 했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우리 (강)정호한테 너무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두산 베어스 안방마님 양의지(37)가 후배이자 팀의 4번타자 김재환(36)의 부활을 크게 반겼다. 양의지는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7-3 역전승을 이끄는 결승 3점 홈런을 날렸다. 9일 한화전은 김재환이 2-3으로 끌려가던 7회말 역전 스리런을 날리면서 5-3 역전승을 이끌더니 이날은 양의지가 해결사로 나서면서 2연승 흐름을 탔다. 김재환과 양의지가 동시에 폭발하는, 두산이 가장 원했던 바로 그 그림이 이제야 나오고 있다.

양의지는 이날 역전 홈런 소감을 말하면서 친구이자 전직 메이저리거 강정호를 언급했다. 강정호는 은퇴 이후 미국에서 타격 레슨 사업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 NC 다이노스 손아섭이 강정호에게 레슨을 받고 생애 첫 타격왕(0.339)을 차지하면서 프로선수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김재환은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132경기에서 타율 0.220(405타수 89안타), 10홈런, 46타점에 그치면서 2016년 주전으로 도약한 이래 가장 저조한 시즌을 보냈다. 장타율은 0.331에 머물렀다. MVP 시즌이었던 2018년 44홈런에 장타율 0.657을 기록한 잠실 거포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얼마나 저조했는지 알 수 있다.

반등할 계기는 스스로 마련해야 했다. 김재환은 일단 시즌을 마치자마자 이천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이승엽 두산 감독과 1대 1 특타를 진행했다. 이 감독은 특별한 것을 강조하지 않았다. 밸런스가 이미 많이 무너져 있는 김재환이 새하얀 도화지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기본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게 했다. 그렇게 3주간 기본 타격 훈련을 한 뒤에 김재환이 찾은 곳이 미국에 있는 강정호 타격 레슨장이었다.

김재환은 약 한 달 정도 미국에 머물면서 강정호에게 수업을 받은 만족감을 표현했다. 물론 KBO리그에서 정점을 찍었던 선수이기에 강정호의 작은 조언 하나가 큰 변화의 시작이 됐을 수도 있다.

김재환은 "잠실에서 타석에 들어서면 '어디로 쳐야 하지' 그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공간이 안 보이는 느낌이었다. 외야로 가면 펜스 앞에서 잡힐 것 같고 외야수들이 뒤에 있으니까. 짧게 치면 (수비 시프트에) 다 걸리고, 안 좋은 생각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힘들었던 지난 시즌을 되돌아본 뒤 "지난해까지 6년을 이야기하자면 앞에 3년과 최근 안 좋은 3년이 달랐다. 내가 이렇게 변했구나 예전에는 이랬는데, 이런 걸 느낄 수는 있었다"고 강정호에게 다녀온 소득을 이야기했다.

덕분인지 김재환은 현재 부활을 노래하고 있다. 이날 4타수 1안타에 그치는 바람에 시즌 타율은 종전 0.302에서 0.298로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15경기에서 4홈런 14타점을 몰아치며 해결사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양의지는 "우선 (김)재환이가 야구장에 나와서 정말 밝게 야구하는 게 형으로서 정말 기분 좋다. 작년에 되기 힘들어했다. 이야기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더 잘해서 올해는 30홈런 이상 쳤으면 좋겠고, 우리 정호한테 정말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하며 웃었다.

▲ 양의지의 역전 홈런에 기뻐하는 두산 베어스 선수들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양의지가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2연승을 이끌었다. ⓒ 두산 베어스

양의지는 김재환이 힘들어할 때 어떤 도움을 줬을까. 양의지는 "별 이야기는 안 했다. 야구 이야기는 잘 안 하고, 그냥 괜찮다고 이야기는 했는데, 조금 마음이 아팠다. 옆에서 보면 정말 쉬는 날에도 나와서 운동을 하고, 이런 친구가 이제 결과가 좀 안 좋다 보니까. 지금은 또 좋은 결과도 있고, 결정적일 때 옛날처럼 멋있는 홈런을 또 쳐 줘서 팀 사기도 올라가고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이날 김재환이 득점권에서 주춤할 때 대신 해결사 임무를 해줬다. 0-2로 뒤진 1회말 정수빈과 허경민의 연속 안타로 잡은 무사 1, 2루 기회에서 좌월 3점 홈런을 때려 3-2로 뒤집었다. 역전승의 발판이 된 큰 한 방이었고,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를 3⅓이닝(6실점) 만에 끌어내린 결정타이기도 했다.

양의지는 "우리가 지난 원정 경기 때(인천 SSG 3연전, 사직 롯데 3연전까지 1승5패) 안 좋은 성적을 거두고 홈에 왔다. 감독님이나 코치진, 또 선수들이 분위기 잘 잡아서 힘든 경기 잘 잡아서 연승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문동주가 워낙 좋은 투수고 공도 빠르기 때문에 내가 불리해지면 치기 어렵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타격을 했는데, (배트가) 나가면서 운 좋게 걸려서 홈런이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 여파로 타격까지 지장이 있었지만, 지금은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양의지는 "인천에서 2경기 할 때 너무 공도 안 보이고 걱정이 많았다. 사직 2번째 경기부터 밸런스도 맞고, 타이밍도 맞기 시작해서 그때부터 공이 조금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다"며 현재 타격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양의지는 김재환과 타선을 이끌면서 포수로서 어린 투수들을 리드하는 임무까지 충실히 해내고 있다. 잦은 접전으로 어린 불펜 투수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하나둘 이겨내고 있는 과정이라고 봤다.

양의지는 "어쨌든 어린 선수들은 안 해봤고,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이 고비를 넘겨야지만 좋은 선수가 되고, 또 넘기면 연봉을 많이 받는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그 친구들도 그러면 또 연구하고 준비하고 이러니까. 경기마다 투수들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11일 올 시즌 홈에서 첫 스윕에 도전한다. 상대 선발투수가 에이스 류현진인 점이 걸린다. 류현진은 올 시즌 3경기에서 2패만 떠안고 있어 누구보다 승리가 고픈 투수다.

양의지는 이와 관련해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류)현진이도 많이 답답한 것 같긴 한데, 지금 현진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 팀이 중요한 것 같다(웃음). 우리 팀이 지금 잘해야 한다. (승패 마진) 마이너스를 빨리 플러스로 바꿔야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 양의지의 역전 3점 홈런에 환호하는 두산 베어스 선수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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