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암을 혈액검사로?"...초기 췌장암 97% 정확하게 잡아내

한건필 2024. 4. 1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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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검사를 통해 초기 췌장암을 97%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의 혈액검사법은 췌장암 암세포가 배출하는 엑소좀(세포가 분비하는 작은 소포) 내에 캡술화돼 있는 8개의 마이크로RNA 입자와 8개의 더 큰 DNA 생체지표를 혈액에서 찾아내는 것이다.

다음 단계로 연구진은 엑소좀 기반 마커뿐 아니라 췌장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CA19-9라는 핵심 단백질까지 검사 범위를 넓혀 혈액검사를 다시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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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가 배출하는 8개 마이크로RNA 입자와 8개 DNA지표 토대로
혈액검사를 통해 초기 췌장암을 97%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혈액검사를 통해 초기 췌장암을 97% 정확도로 진단할 수 있다는 임상 연구결과가 나왔다. 5일~10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암연구협회(AACR)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미국 미국 시티오브호프 국립종합암센터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와 CNN이 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췌장암은 조기에 발견하기 쉽지 않다. 장기가 복부 깊숙이 위치한데다 다른 질병과 오인할 증상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췌장암은 미국에서 새로 발생하는 암의 약 3%에 불과하지만 암으로 인한 사망 순위에선 3번째(한국에선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초기에 검진할수록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시티오브호프암센터의 아제이 고엘 연구원은 췌장암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암이 이미 전이된 후에야 진단되기 때문에 가장 치명적인 악성 종양 중 하나"라고 말했다. 췌장암 초기 진단을 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은 44%이지만, 암이 체내 다른 곳으로 전이된 뒤 걸리면 3%로 떨어진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의 혈액검사법은 췌장암 암세포가 배출하는 엑소좀(세포가 분비하는 작은 소포) 내에 캡술화돼 있는 8개의 마이크로RNA 입자와 8개의 더 큰 DNA 생체지표를 혈액에서 찾아내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췌장암 환자 95명을 대상으로 한 초기 임상시험에서 이 혈액검사법은 98%의 검출율을 보였다.

이번 임상시험은 이를 토대로 미국 한국 중국의 환자 984명(췌장암 환자 523명과 건강한 사람 461명)을 대상으로 검출율을 조사한 것이다. 연구진은 각 사람의 혈액 샘플을 수집하고 혈액 내에서 발견되는 엑소좀 내 마이크로RNA 세트의 발현을 조사했다. 그 결과 미국인 그룹에서 93%, 한국인 그룹에서 91%, 중국인 그룹에서 88%의 정확도로 췌장암 발견에 성공했다.

다음 단계로 연구진은 엑소좀 기반 마커뿐 아니라 췌장암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CA19-9라는 핵심 단백질까지 검사 범위를 넓혀 혈액검사를 다시 실시했다. 그 결과 미국 지원자의 1기 및 2기 췌장암 진단율을 97%까지 높이는데 성공했다. 1기는 암세포가 췌장에 국한된 경우이고 2기는 인근 림프절로 전이된 경우를 말한다.

고엘 연구원은 "췌장암은 1기 또는 2기 단계에서 진단할 경우 수술로 제거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른 장기로 전이가 이뤄지는 3기와 4기로 넘어가면 암의 재발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수술이 기피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췌장암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은 화학 요법이나 약물이 아니라 암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 혈액검사를 일반 대중에게 적용하기 전에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들은 동료들이 검토하는 학술지에 발표되기 전까지는 예비적인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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