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1·2번 없냐” 비례투표지 찢고…인천선 “투표함 바꿔치기” 소란
총길이 51.7㎝ 비례대표 용지 “헷갈려”
인천, “투표함 바꿔치기 의심된다” 소란
울산, “비례대표 왜 1·2번은 없나” 항의
동명이인 서명 착오, 유튜버 투표소 촬영 적발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
대한민국 일꾼을 뽑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전국 254개 선거구, 1만4259개 투표소에서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 투표가 진행됐다. 하지만 일부 투표소에서는 유권자가 투표지를 촬영하다 적발되는 등 크고 작은 소란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1시 북구 농소3동 제1투표소가 마련된 상안중학교에는 1923년 태어나 만 100세가 되는 김성순 할머니가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김 할머니는 “꽃이 활짝 펴 기분이 좋다. 당선자들이 주민을 위한 착한 정치 해달라”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경남 통영에서 유권자들이 탄 배가 표류하면서 하마터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지 못할 뻔했다. 이날 오전 9시55분께 통영시 오곡도 인근 해상에서 오곡도 지역 유권자 6명을 비롯해 선장과 기관장 등 8명이 탄 29t 유람선A 호가 갑자기 멈췄다.
신고받고 출동한 해경은 사고 발생 20분 만인 오전 10시15분께 A호를 예인해 목적지인 학림도로 안전하게 이송했다. 유권자 6명은 모두 안전하게 투표소로 이동해 투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육지 속 섬마을’이라 불리는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1리 주민들은 선거관리위원회가 마련한 배와 차를 타고 투표소인 풍산초등학교로 나와 투표했다. 주민 13명 대부분 사전투표 했고, 이날은 이우석(83)·박순이 씨(80) 부부와 박동석 씨(77) 등 3명이 투표했다. 이들은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서둘렀다. 당선인들이 강원도와 국가 발전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와 대청도·연평도 등 서해5도 주민들도 도서관과 마을회관 등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았다. 한 주민은 “일이 많을 때지만 투표는 꼭 하자는 분위기”라며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관광객도 많이 줄었는데 누가 당선되든 지역 경제를 살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총길이 51.7㎝ 이례적으로 긴 비례대표 투표용지 탓에 혼선을 빚는 유권자도 적지 않았다. 강원 춘천 전주희 씨(42)는 “당명도 헷갈리는데 당도 너무 많아 혼란스러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유권자는 “제대로 찍었는지도 모르겠다. 비례정당이 난립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찢는 등 소란도 발생했다. 14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인천에서는 70대 A씨가 투표함 바꿔치기가 의심된다며 부평 한 투표소에서 소란을 피우다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투표함 봉인된 부분의 덮개가 흔들린다. 투표함 바꿔치기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조사 중이다.
강화도에서는 마을 이장 B씨가 유권자를 차에 태워 투표소로 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권자를 왜 차에 태웠고 몇 명을 태웠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오전 6시15분께 서구 암남동 제2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기표소 내에서 투표지를 촬영하다가 적발됐다. 부산진구 가야1동 제3투표소에서는 다른 지역구 주민이 찾아와 거주지 투표소로 안내했으나 오히려 투표를 못 하게 했다며 난동을 부려 경찰이 출동했다.
울산에서는 오전 10시20분께 남구 한 투표소에서 한 50대 남성이 투표용지를 찢는 등 소란을 벌였다. 이 남성은 선거 관리자에게 기표한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보여 주며 “왜 1번과 2번이 없느냐”고 항의했다. 이 과정에 기표한 투표용지가 다른 유권자에 보이는 것은 무효로 판단한 관리자가 무효로 처리하자 화가 나 투표용지를 찢은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중구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 C씨는 선거인명부를 확인하다 자신의 이름 옆에 이미 서명된 것을 발견하고 항의했다. 선거 관리자는 “동명이인이 있어 서명에 착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C씨는 설명을 들은 뒤 동명이인 서명 옆에 서명하고 투표했다.
광주와 전북에서는 유튜버 등이 투표소를 촬영해 경찰이 출동했다. 이날 오전 8시26분쯤 전주 덕진구 한 투표소에서 기표소 내부를 촬영한 혐의로 40대 A씨가 붙잡혔다. A씨는 기표소 내부에서 자신이 투표하는 모습을 인터넷 방송에 송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장성중학교 제1투표소에서는 60대 여성이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봉인을 뜯어 경찰에 체포됐다. 강원도 강릉에서는 유권자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2명이 경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제주에서는 서귀포시 선거구에 출마한 고기철 국민의힘 후보가 경력·학력을 잘못 신고했다는 공고문이 붙었다. 공고문에 따르면 고 후보는 선거공보물에 ‘최초의 제주 출신 경찰청장’으로 밝혔지만, 실제 고 후보는 ‘제주경찰청장’을 역임했다.
[서대현 기자 / 최승균 기자 / 지홍구 기자 / 박동민 기자 / 이상헌 기자 / 진창일 기자 / 송은범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걷기 부작용? 정말 같은 사람 맞나요…20대女, 3개월만에 60대 할머니? - 매일경제
- [속보] 22대 총선 투표율 오전 11시 14.5%…지난 총선보다 0.8%p↓ - 매일경제
- “잘못했다” 큰절하더니 “촬영하지마”…‘소래포구’ 입간판 해명 들어보니 - 매일경제
- “요망한 계집의 목을 쳐야 나라가 산다” 국정을 농단한 조선무당들[서울지리지] - 매일경제
- 어떻게 알았을까…한국인 미라, 165cm 키가 큰 1580년생 조선시대 남성 - 매일경제
- 이명박 “정치, 한국 전체 수준에 안 맞아…너무 이념적, 지혜롭게 판단해달라” - 매일경제
- 전봇대가 갑자기…부산서 달리던 승용차 위로 ‘쾅’, 3명 부상 - 매일경제
- 벚꽃축제 놓쳤다고? 아쉬워 말고 벚꽃 만발한 ‘이곳’ 어때 - 매일경제
- 말다툼 중 60대 아버지 흉기로 찌른 고교생…父 직접 신고 - 매일경제
- 트루시에, 박항서 제자들 따돌렸다…베트남 폭로 [2026월드컵 예선]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