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따개비 제거하다... 93만명분 코카인 나왔다

김준호 기자 2024. 4. 10.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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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울산에 입항한 외국 선적 화물선에서 대량의 코카인이 발견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 검찰과 울산세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4시쯤 울산 온산항 3부두에서 “수상한 물체가 있다”는 잠수부의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잠수부는 이 화물선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던 중이었는데, 선박 바닥에 있는 해수 흡입구(시체스트·Sea Chest)에서 이 수상한 물체를 발견했다고 한다. 울산세관 관계자는 “잠수부가 마약으로 의심해 마약밀수신고 ‘125′로 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과 세관 등이 조사한 결과 이 물체는 비닐로 포장돼 있던 코카인이었다. 그 양만 약 28kg. 1회 투약분 0.03g을 기준으로 하면 한 번에 93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코카인이 발견된 선박은 2만4000t급 싱가포르 국적의 화물 선박이다. 멕시코에서 출항해 미국과 캐나다를 거쳐 지난 5일 울산항에 입항했다. 이후 출항하지 않고, 온산항에 정박 중이었다. 이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은 없었다고 한다.

검찰과 세관은 배에 탄 누군가가 사전에 약속된 장소에 코카인을 넣어두고, 국내 반입을 시도한 것인지 수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부산신항에서도 정박해 있던 7만t급 화물선의 시체스트에서 코카인 100kg이 발견된 바 있다. 당시 해경은 “국제적으로 선박 시체스트에 마약을 숨겨 이동하는 일명 ‘기생충’ 수법이 성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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