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던 尹의 사람들…'정권 심판' 바람에 프리미엄 날아갔다
4·10 총선 출구조사 결과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참모 및 내각 출신 후보 대부분이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선방한 이들은 상대 측 실점으로 반사이익을 봤거나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에 출마한 이들이었다. 압도적인 정권 심판 여론에 '대통령 프리미엄'은 사실상 없었다.
10일 KBS의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분석에 따르면, 윤 정부 대통령실 참모 출신으로 본선에 도전한 후보 14명 중 출구조사에서 1위를 달린 후보는 5명에 그쳤다. 3분의 1도 안 되는 후보가 승세를 잡은 건데, 그마저 '대통령의 후광'과는 무관했다. 예컨대 법률비서관 출신인 주진우 부산 해운대갑 국민의힘 후보가 52.8%로 홍순헌 더불어민주당 후보(45.5%)를 7.3%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해운대갑 지역구는 지난 총선에서 하태경 의원이 유영인 후보를 22%포인트 차로 누른 곳이었다.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양지' 논란 끝에 격전지 경기 용인갑에 출마한 인사비서관 출신 이원모 후보는 40.1%로 이상식 후보(54.4%)에 14.3%포인트 뒤졌다. 용인갑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득표율이 윤 대통령보다 근소하게 높았던 곳이지만, 19~21대 총선에선 보수 정당이 연승했던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 2022년 경기지사 선거에선 김은혜 후보 득표가 가장 높았던 만큼 여당 후보에 유리한 지역구에서 고전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대통령실 출신 후보들도 비슷했다. 전희경 경기 의정부갑 후보, 서승우 충북 청주 상당 후보, 신재경 인천 남동을 후보, 이승환 서울 중랑을 후보는 오차범위 밖 열세로 나타났다. 그나마 김은혜 경기 성남분당을 후보, 박성훈 부산 북을 후보, 김기흥 인천 연수을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2위를 차지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경기 안산갑에서 장성민 후보가 오차범위 내 경합을 펼치며 비교적 선전했지만, 이 역시 상대방인 양문석 후보의 '불법 대출 의혹' 바람에 올라탄 측면이 다분하다. 1위로 조사된 강승규 충남 홍성예산 후보, 임종득 경북 영주영양봉화 후보, 강명구 경북 구미을 후보는 모두 보수 강세 지역 출마자다. 다만 47.4%로 최경환 무소속 후보(40.6%)와 오차범위 내 경합이었던 조지연 후보는 대체로 불리했던 여론조사를 뒤집을 기회를 잡았다.
내각 출신은 더욱 어려운 상황 속 개표를 지켜봤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임명 3개월 만에 영입인재로 차출되며 격전지 경기 수원병에 여권 카드로 나선 방문규 후보는 42.7%로 김영진 후보에 14.4%포인트 차로 밀렸다. 인천 계양을에서 이 대표와 맞선 국토교통부 장관 출신 원희룡 후보도 12.3%포인트 차 열세였다. 김완섭 강원 원주을 후보, 신범철 충남 천안갑 후보 역시 오차범위 밖 2위다.
그나마 국가보훈부 장관 출신 박민식 후보가 서울 영등포을 공천을 신청했다가 뒤늦게 강서을 후보가 됐음에도 진성준 후보와 1%포인트 차 접전을 펼친 점은 눈에 띄었다. 권영세 서울 용산 후보, 박진 서울 서대문을 후보, 조승환 부산 중영도 후보도 경합이었다. 오차범위 밖에서 상대 후보를 앞선 곳은 보수 텃밭인 대구에 출마한 추경호·김기웅 후보뿐이었다.
당내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들은 대부분 보수 강세인 기존 지역구에 출마하면서 여유롭게 개표 상황을 지켜봤다. 출구조사에서 이철규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후보와 윤한홍 경남 창원마산회원 후보가 오차범위 밖 1위를 차지했으며, 윤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캠프 상황실장을 맡았던 윤재옥 대구 달서을 후보는 74.4%를 얻어냈다. 권성동 강원 강릉 후보 정도가 오차범위 내 1위였지만, 2위와의 격차가 8.5%포인트로 작지 않았다. 과거 발언 논란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장예찬 무소속 후보는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 유동철 민주당 후보에 크게 뒤지는 3위에 그쳤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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