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마잉주에 "양안 동포는 중국인…외세 간섭 재결합 못 막아"

▲ 시진핑-마잉주 회동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일부터 중국을 방문 중인 마잉주 전 타이완 총통을 만나 "양안 동포는 모두 중국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오늘(10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 전 총통과 타이완 대표단 일행을 접견했습니다.

두 사람은 마 전 총통이 현직 총통이던 2015년 11월 7일 싱가포르에서 사상 첫 양안 정상회담을 연 바 있어 오늘은 두 번째 만남입니다.

타이완 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마잉주 선생(마 전 총통)이 줄곧 민족 감정을 갖고 92공식을 고수하며 타이완 독립을 반대하고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추진하고 양안 청년 교류를 추진하며 중국 부흥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해협 양안의 동포들은 모두 유구하고 찬란한 역사를 가진 중화문명을 창조한 중화민족에 속한다며 "중화민족은 양안 불가분의 역사를 썼고 양안의 동포가 혈연으로 연결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새겼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양안의 체제가 다르다고 해서 양안이 같은 나라에 속한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며 "그 어떤 외세의 간섭도 가족과 조국의 재결합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양안의 동포는 같은 중국인으로서 풀리지 못하는 매듭이 없고 논의하지 못하는 문제도 없다"며 "그 어떤 세력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양안 동포가 서로 마음과 손으로 껴안아야 한다면서 나라와 민족의 희망이자 미래인 젊은이들 간의 교류와 협력 강화의 필요성도 역설했습니다.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양안 동포들이 '타이완 독립' 분리주의 활동과 외세의 간섭을 단호히 반대하고 중화민족 공동의 조국을 굳건히 수호해야 한다"며 "평화통일의 밝은 미래를 공동으로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의 관건은 92공식의 견지라고도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타이완을 향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란 중국몽을 공동으로 실현하자며 중국은 타이완 동포와 함께 더 나은 미래를 만들 능력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그는 지난 3일 타이완 동부 화롄현을 덮친 규모 7.2(미국·유럽 지진 당국은 규모 7.4로 발표) 지진으로 인명 재산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희생자를 애도하고 이재민을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마잉주 전 총통은 "양안이 인민들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중시하고 양안의 평화를 수호하며 중국문화에 담긴 지혜로 양안의 호혜와 상생을 보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화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양안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중화민족은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양안의 중국인은 양안 분쟁을 평화적으로 처리하고 갈등으로 치닫지 않을 수 있는 충분한 지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신화통신은 마 전 통통이 92공식을 견지하고 타이완 독립을 반대하는 것이 양안의 평화적 발전을 위한 공동의 정치적 토대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시 주석은 회동에 앞서 마 전 총통을 기다렸고 두 사람은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며 약 16초간 악수했다고 타이완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오늘 회동에서 시 주석은 줄곧 '마잉주 선생'으로 불렀고 마 전 총통은 '시진핑 총서기' 또는 '시진핑 선생'으로 불렀다고 타이완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마 전 총통은 '중화민족'을 타이완의 공식 명칭인 '중화민국'으로 잘못 발음했다가 바로잡기도 했습니다.

회동에는 중국 측 왕후닝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쑹타오 국무원 타이완사무판공실 주임 등이 참석했고 타이완에서는 마잉주 기금회의 샤오쉬천 사무총장, 전 총통부 왕광츠 전문위원 등이 배석했습니다.

마 전 총통은 재임 기간인 2008∼2016년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 타이완 내 대표적인 '친중파'로 분류됩니다.

그는 작년 3월 말 중국 당국의 초청에 응해 이른바 '성묘 여행'을 했습니다.

이는 1949년 국민당이 공산당에 패해 타이완으로 쫓겨간 이후 74년 만에 이뤄진 전·현직 타이완 총통의 첫 중국 방문으로 기록됐습니다.

마 전 총통은 올해 역시 청명절 기간에 맞춰 이달 1∼11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그는 올해 방중 첫날인 지난 1일 중국의 타이완 담당 기구인 타이완사무판공실 쑹타오 주임을 만나 '92공식'에 대한 찬성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현 타이완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은 '92공식'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 전 총통은 이번 방중 기간 타이완 청년 대표단과 함께 양안 간 결속을 다지는 '갑진년 청명 황제 제사'에도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만남은 공교롭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같은 날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가운데 성사된 것이어서 미일 정상회담을 견제하려는 중국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임상범 기자 doongl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