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韓美 의원직 매력도

박만원 기자(wonny@mk.co.kr) 2024. 4. 1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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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도 같았던 총선이 마무리됐다.

결격 사유에도 운 좋게 당선된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근소한 차이로 눈물을 삼킨 후보들도 많다.

일부는 득표율이 낮아 선거운동 비용도 보전받지 못하게 됐다.

이러니 낯 뜨거운 충성 경쟁으로 공천을 따내 막말과 꼼수를 동원해서라도 배지를 달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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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도 같았던 총선이 마무리됐다. 결격 사유에도 운 좋게 당선된 이들이 있는가 하면, 근소한 차이로 눈물을 삼킨 후보들도 많다. 일부는 득표율이 낮아 선거운동 비용도 보전받지 못하게 됐다. 과거 행적이 들통나 인민재판을 받거나 재산을 날려먹는 위험을 감수하고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이유는 그만큼 직업으로서 의원직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세비로 연간 1억5000만원을 받고 보좌관은 최대 7명을 거느릴 수 있다. 출판기념회를 열어 합법적으로 수억 원대 정치자금을 모금할 수도 있다. 심지어 감옥에 가더라도 세비는 꼬박꼬박 통장에 꽂힌다. 상임위 회의를 열면 장관들을 불러다 호통칠 수 있고, 무엇보다 무소불위 입법권을 무기로 정부부처는 물론 각종 협회와 단체로부터 치열한 로비를 받게 된다. KTX·항공기 탑승권, 특활비·해외시찰비 등 각종 경비 지원, 회기 중 불체포특권에 이르기까지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 갖는 특권이 186가지에 달한다. 이러니 낯 뜨거운 충성 경쟁으로 공천을 따내 막말과 꼼수를 동원해서라도 배지를 달려는 것이다.

그런데 세계 최강대국 미국 의회는 우리와 다른 모양이다. 차기 하원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은 민주당과 공화당을 합쳐 지금까지 40여 명에 달한다. 이에 대해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하원의원의 직업으로서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당 지도자에 따라 정치도 양극화되면서 소수 강경파 의원들은 의회 기능을 마비시키기 일쑤다. 의원 개개인의 입법 기능은 크게 약화돼 의원들은 정치적 신념을 지키기도 어려워졌다. 여의도 국회와 놀랍게 닮은 모습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 국회의원들은 그럼에도 재선, 3선을 하지 못해 안달이라는 것뿐이다. 22대 국회가 다음달 개원하지만 선거 과정을 지켜보면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은 21대와 별반 차이가 없을 듯하다. 정치개혁의 출발은 특권 폐지다. 유권자들이 눈 부릅뜨고 특권의 폐해를 들춰내 "국회의원 못해먹겠다"는 아우성이 쏟아지게 만드는 수밖에 없다.

[박만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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