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판 카네기를 기대하며

2024. 4. 1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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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1835년 스코틀랜드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또 작년 9월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는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해 각국 정상 배우자들과 뉴욕 스미스소니언 디자인박물관에서 개최된 행사에 참가했는데, 이 박물관도 철강왕 카네기의 저택이었다.

철강왕 카네기 집무실에는 그림이 하나 걸려 있었는데, 썰물에 떠밀려 갯벌에 버려진 듯한 매우 볼품없는 나룻배가 그려져 있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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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는 1835년 스코틀랜드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다. 가정 형편상 학교에 가기보다는 어려서부터 여러 가지 일들을 하기 시작했으니 '가난한 소년노동자'로서의 모습이 유년시절이다. 그의 정규과정은 초등학교 4년이 전부였다. 그러나 그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꿈을 키워나갔다. 어찌보면 도서관이 카네기에게는 '인생대학' 그 자체였다고 볼 수 있다. 공공도서관이 수여하는 학사 같은 정식 학위는 없지만, 진정 지식과 지혜와 통찰을 익히고 인문, 사회, 과학, 기술, 예술의 통섭적 사고를 배우는 '살아 숨 쉬는 대학'이었던 셈이다.

사업적 재능과 수완이 탁월했던 카네기는 방적공, 기관조수, 전보배달원, 전신기사 등 다양한 직업을 피나게 거치면서 이후 '철강사업'에 뛰어들어 부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포브스'에 따르면 카네기 전성기 때의 재산을 현재로 환산해보면 3720억달러(약 450조원)인데, 이는 빌 게이츠(1100달러)의 3배를 넘는 천문학적인 수치로, 역사적으로도 세계 최고의 갑부 중 한 사람인 셈이다.

자수성가해 부를 축적한 카네기는 이후 기부활동을 전개하는데, 기부 역시 저돌적으로 하면서 미국 사회에 '자선재단' '기부문화'를 크게 꽃피운 미국 근대 자본가다. 카네기는 매우 독특하게 '공공도서관' 건립을 지원하는 재단을 설립해 무려 2500개의 공공도서관을 지었다. 1920년대에는 미국 도서관의 절반이 그의 기부로 지어질 정도로 미국 내 도서관에서 카네기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또한 카네기의 '자선재단'은 이후 미국 사회에 '록펠러재단' '포드재단' 등의 효시가 된다.

이뿐만이 아니라 미국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카네기멜런대학을 설립했으며,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공연하고 싶은 꿈의 무대인 '카네기홀' 그리고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및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 건물 역시 그의 기부의 산물이다. 또 작년 9월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는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해 각국 정상 배우자들과 뉴욕 스미스소니언 디자인박물관에서 개최된 행사에 참가했는데, 이 박물관도 철강왕 카네기의 저택이었다.

철강왕 카네기 집무실에는 그림이 하나 걸려 있었는데, 썰물에 떠밀려 갯벌에 버려진 듯한 매우 볼품없는 나룻배가 그려져 있는 그림이다. 그런데 그 그림에는 "반드시 밀물 때가 오리라"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카네기는 인생 전반부에는 그 어떤 고난과 역경에 아랑곳하지 않고 세계적인 부호에 올랐으며, 인생 후반부에는 "부자인 채로 죽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는 명언을 남기며, 천문학적인 그의 재산 90%가량을 사회에 환원했다. '개인의 부는 공공의 축복'으로 여기며, 기부는 '의무'이자 '명예'로 생각한 카네기. 그가 철강왕이면서도 존경받는 이유이며, 지금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한민국에서도 살아 숨 쉬는 대학인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꿈을 키우는 '수많은 카네기'가 탄생됐으면 한다. "반드시 밀물 때가 온다"는 카네기의 외침이 들리지 않는가? 아울러 도서관에 통 큰 기부를 하는 '한국의 카네기'가 나왔으면 한다. 한 국가의 과거를 보려면 '박물관'으로 가고, 미래를 보려거든 '도서관'을 가보라는 말을 되새겨보자.

[홍대순 광운대학교 경영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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