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김하성 전 동료 쿠퍼, 작년 17홈런 61타점인데 올해 연봉이 겨우…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지난해 김하성(29)과 함께 샌디에이고에서 뛰어 국내 팬들에게 알려진 1루수/지명타자 게릿 쿠퍼(34. 시카고 컵스)의 올 시즌 연봉이 알려졌다.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인 금액이다.
2023시즌이 끝난 뒤 생애 첫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 쿠퍼는 대박 계약은 힘들어도 2~3년 정도의 다년계약은 충분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차갑게 식어버린 이상 FA 시장의 여파로 쿠퍼의 계약소식은 해가 바뀌어도 들려오지 않았다.
쿠퍼의 FA계약소식은 스프링캠프가 임박해서야 들려왔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마이너리그 계약이었다. 모든 선수들의 꿈인 빅리그 FA가 됐지만 메이저리그 개막전 26인 로스터 한 자리를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아쉬운 입장이 됐다.
계약 당시 시카고 컵스와 쿠퍼 측은 상호 합의하에 계약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쿠퍼는 올 스프링캠프에서 총 13경기를 뛰어 타율 0.250, 3홈런 6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927로 좋았다. 시카고 컵스는 베테랑 쿠퍼의 거포 능력을 인정했고, 결국 그를 개막전 26인 로스터에 포함시켰다.
그 결과 쿠퍼의 올 시즌 연봉이 알려졌는데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충격적인 금액이었다. 1년 150만 달러(약 20억 2800만원). 올해 메이저리그 최저연봉이 74만 달러(약 9억 8827만원)인걸 감안하면 메이저리그 베테랑에 대한 프리미엄도 전혀 고려되지 않은 헐값 계약으로 볼 수 있다.
쿠퍼는 지난해 마이애미와 샌디에이고 두 팀에서 뛰며 총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1, 17홈런 61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홈런과 타점 모두 커리어 하이였다. OPS도 0.724로 나쁘지 않았다. 그의 지난해 연봉은 420만 달러였다. 한 시즌 17홈런과 61타점을 기록하고도 연봉은 오히려 3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지난 FA시장에서 이런 헐값 계약을 맺은 건 쿠퍼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거포 1루수 C. J. 크론(34)도 보스턴과 1년 200만 달러(약 26억 7200만원)의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타율 0.200, 1타점 OPS 0.568로 부진해 개막전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하고 방출됐다. 현재 크론은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해 FA 미아가 됐다.
쿠퍼와 크론보다 더 나쁜 경우도 있다. 지난해 류현진(37. 한화)과 함께 토론토에서 뛰었던 베테랑 1루수 브랜든 벨트(36)다.
그는 지난해 백업 1루수와 지명타자로 총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4, 19홈런 43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나이가 적지 않지만 최근 4년간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다. OPS도 0.858로 좋았다. 또 다른 공격지표인 OPS+도 136나 됐다. 리그 평균이 100이다.
벨트는 최근 미국온라인 매체 JD번키스 팟캐스트에 출연해 "이번 오프시즌 동안 나를 당황하게 만든 건 나에게 관심이 있다며 계약과 관련해 구애를 펼친 팀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1년 전에는 내가 부상 때문에 겨우 78경기 밖에 뛰지 못했고, 성적도 안 좋았지만 오히려 오프시즌이 시작되자 마자 토론토와 계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는 토론토 외에 다수의 팀이 내게 관심을 갖고 연락을 해왔다. 다수의 팀이 계약논의까지 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단 한 팀도 나에게 계약과 관련해 구애를 하지 않았다. 나를 원하는 곳이 단 한 팀도 없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다"며 한탄했다.
올 FA시장에서 유독 헐값 계약이 속출하는 이유는 돈을 쓰지 않으려는 구단주들의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건 메이저리그 다수 구단에 대한 TV중계권을 가지고 있던 벨리스포츠 운영사가 재정문제로 파산하면서 그 여파로 구단의 주 수입원이 막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줬다.
가장 큰 여파를 받은 대표적인 구단이 샌디에이고이다. 이들은 지난해 돈줄이 막히자 단기 현금 유동성 문제로 5000만 달러(약 667억 7500만원)의 긴급대출을 받아야만 했다.
더 큰 문제는 아직도 메이저리그 다수의 구단들이 올해도 벨리스포츠와 중계권 계약이 되어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벨리스포츠가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다양한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또 다른 혈관이 터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더 많은 구단이 샌디에이고의 전철을 밟게 될 지도 모른다.
관계자는 "이런 문제를 직,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지켜본 구단주들이 과거와 달리 돈 쓰는 걸 주저하게 됐다"며 "향후 2~3년 간은 쇼헤이 오타니(30. LA 다저스) 같은 상위 5%의 슈퍼스타는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그 외에 선수들은 힘들게 FA 자격을 얻어도 과거처럼 다년 계약을 통한 달콤한 액수를 보장받지는 못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콜로라도 대학 연구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평균 선수생명은 4년이 채 못된다고 한다. 때문에 빅리그에서 풀타임으로 6년을 뛰어 FA됐다는 건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자들 만이 누릴 수 있는 자랑스러운 훈장이라고 할 수 있다.
2023-24 FA시장에 나온 이들은 훈장을 달았다는 감격도 잠시. 차갑게 식어버린 이상 기온으로 인해 설렘이 충격으로 바뀌었다.
2024 정규시즌이 개막한지 2주의 시간이 흘렀지만 FA 시장에는 아직도 베테랑 외야수 토미 팜(36), 코리 디커슨(35), 라이엘 타피아(30), AJ 폴락(37) 등 다수의 선수들이 남아있다.
사진=시카고 컵스, 콜로라도, 토론토 구단 홍보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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