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헤게모니 싸움에 의정 대화 ‘안갯속’… “임현택 등판 전 3주가 고비”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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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 소통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던 의료계가 내부 헤게모니 싸움에 휘말리면서 의정 대화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하지만 의협 안에서도 초강성으로 꼽히는 임 당선인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의정 소통은 물론 의사계 단일화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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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론 떠올랐지만 의사 단일화 난관
총선 이후 소통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던 의료계가 내부 헤게모니 싸움에 휘말리면서 의정 대화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온건파 비상대책위원회 측과 강성파 차기 회장 당선인 측으로 양분됐고, 전공의들은 그런 의협과 거리를 벌렸다. 의사들이 사분오열된 탓에 ‘협상론’도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의협 비대위는 10일 입장문을 내 “회장직 인수위원회와 당선인이 비대위가 마치 정부와 물밑 협상을 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험한 표현까지 하면서 언론을 이용해 공격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을 공개 비판했다. 비대위는 “현재 정부와 어떠한 협상 계획이 없고 앞으로도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협상에 나설 계획이 없다”며 “단일대오를 흔들고 비대위 명예를 실추시키는 비방과 거짓 선동에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협 내부 균열은 앞서 임 당선인이 비대위에서 자신의 뜻과 배치되는 결정이 내려진다는 이유로 비대위원장직을 넘기라고 요구하면서 표면화됐다. 의협 비대위는 “남은 기간 소명을 다하겠다”며 단칼에 거부했지만, 그럼에도 임 당선인이 비대위원장직을 맡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양측 간 갈등은 더 깊어지고 있다. 비대위는 이달 30일까지 활동하고, 임 당선인은 다음 달 1일 정식 취임한다. 현재 대치 상태가 권력 이양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의협 비대위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동안 의협 전현직 임원들은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 “데이트(회의) 몇 번 했다고 성폭행(의대 증원)해도 되느냐” 등 막말을 쏟아내 질타를 받았으나, 회장 선거 후 조직을 정비한 의협 비대위는 비교적 정제된 표현을 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대위는 의협에 대한 신뢰 회복과 의사단체들 간 소통 창구 단일화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진다. 강경파가 주도했던 의사계에서 협상론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계기가 됐다. 다만 의협 비대위는 “한시적인 조직이기에 무리하게 협상에 나설 시기가 아니다”라며 의정 대화 참여엔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의협 안에서도 초강성으로 꼽히는 임 당선인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의정 소통은 물론 의사계 단일화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의협 비대위는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의 만남을 긍정 평가한 반면, 임 당선인은 박 위원장을 ‘내부의 적’이라 부르며 강하게 비판했다.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 모두 의협 비대위에 참여하고 있지만, 임 당선인 취임 이후에도 한자리에 앉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박 위원장은 이미 의협 비대위가 추진했던 의협·대전협·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합동 브리핑을 거부했다.
임 당선인이 계속 의협 비대위 활동을 문제 삼는다면 비대위는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요청한 ‘통일된 대안’을 마련하기도 어려워진다. 물론 의협 비대위도 ‘의대 증원 규모 재검토’와 ‘증원 프로세스 중단’을 주장하고 있어 의정 대화가 성사될지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500~1,000명 감축’과 ‘보건복지부 장·차관 파면’까지 전제 조건으로 내건 터라 협상 전망은 더욱 어둡다.
의료계 관계자들은 그나마 소통 의지가 있는 의협 비대위가 버티고 있는 남은 3주 안에 정부가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총선에서 여당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을 경우 협상파를 누르고 강경파가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강경파가 힘을 얻으면 의정 갈등을 대화로 풀 수 있는 여지는 더 좁아진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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