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탄 배 표류하고 술취한 채 투표장 난동… ‘투표장 천태만상’
10일 오전 9시 55분경 경남 통영시 오곡도 인근 해상에서 29t급 유람선의 엔진추진장치에 부유물이 감겨 배가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배 승선원 8명 중 6명은 오곡도에서 투표소가 설치된 인근 학림도로 투표하러 가던 유권자였다. 선장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이 유람선을 예인줄로 묶어 안전 해역으로 옮긴 뒤 경비함정을 이용해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이송했다. 이날 사고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 후보자가 기표소 막고…유권자 실어 나르고
투표소에서 총선 후보자가 소란을 피우는 일도 벌어졌다. 이날 오전 6시경 대전 서구을 선거구에 있는 한 투표소에서 총선에 출마한 이모 씨는 투표용지를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투표관리관이 제지하자 이 씨는 20분가량 다른 유권자가 일부 기표소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투표를 방해했다. 이 씨는 자신이 투표한 용지는 투표함에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서구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전 둔산경찰서에 고발했다.
인천에선 이날 오전 11시경 강화군 내가면에서 한 마을 이장이 유권자들을 차량으로 투표소에 데려다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투표를 목적으로 유권자를 차량으로 실어 나르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상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할 수 있다.
경찰은 이장을 임의 동행해 조사했다. 이장은 경찰 조사에서 “거동이 불편한 마을 어르신들을 모셔다드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강화경찰서 관계자는 “차량으로 몇 명을, 얼마나 반복적으로 데려다줬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수도관 파열 투표 중단…신분증 바뀌기도
이날 오후 1시경 경기 부천시 오정구 까치울초등학교 1층에서 수도관이 파열돼 물이 새면서 약 5분가량 투표가 중단됐다. 누수를 확인한 뒤 선관위가 투표소를 복도로 옮기면서 투표 관련 물품을 옮기느라 투표가 중단된 것이다. 소방 당국이 출동해 오후 1시 25분경 누수 수도관 밸브를 잠그는 등 조치를 완료했다.
울산 남구 수암동 제3투표소에서는 이날 오전 9시 21분경 한 시민이 술에 취해 “투표 장소를 찾기 힘들었다”면서 소리치며 행패를 부렸고, 선관위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자 도주했다. 인천 부평구 산곡동의 한 투표소에서는 70대 남성이 “투표함 바꿔치기가 의심된다”며 소란을 피웠다가 이날 오전 경찰에 붙잡혔다.
지인의 신분증으로 대리 투표를 시도한 89세 여성도 적발됐다.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경 서구 상무1동 제2투표소에서 중복투표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70대 유권자가 이미 사전투표에 참여했는데 본투표를 하러 온 것.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결과 지인인 89세 여성이 경로당에서 주운 신분증을 자기 신분증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얼굴이 닮았고 선거업무 종사자들도 주민등록증 사진만으로 신원을 구분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89세 여성에게 고의성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형사 입건은 하지 않을 예정이다.
한편 보도전문채널 YTN은 이날 오전 방송에서 기호 9번 조국혁신당을 기호 10번으로 잘못 표기하는 방송사고를 내고 사과 방송을 했다. YTN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관계자 징계 여부 등을 정하겠다”고 했다.
통영=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울산=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명 56.0% 원희룡 43.8%…류삼영 50.7% 나경원 49.3% [채널A 예측조사]
- 알파브라더스 “디자인 외주, 인하우스 모두 불만이라면? 구독이 답입니다”
- 한동훈, 원희룡과 ‘이재명 소고기 논란’ 식당서 식사
- 숲에 숨고 앞구르기 무한반복…中의 푸바오 이상행동
- 한국 온 히딩크, 대표팀 다시 맡을수 없냐는 질문에…
- 마동석 예정화 혼인신고 3년만에 5월 결혼…“비공개로 조용히”
- “커피는 자연의 선물”…과학자들도 인정한 커피의 효능 A to Z
- 버거킹, “와퍼 판매 종료한다”…논란 일자 해명 없이 ‘리뉴얼’ 시사
- 낮잠 직전 커피 마셔야 하는 놀라운 이유?
- 이준석 “국힘 내년 총선 83~87석 될수도…김기현 물러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