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신규 인가때 ‘중저신용자 대출’ 역량 따진다
기존 3사 중저신용자 대출 미흡
인뱅 설립 취지 못 살렸다 판단
각사 데이터·신용평가모형 활용
대출 역량 인가기준에 포함 전망
■'인뱅' 문제점 들여다보겠다는 당국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가 기준을 새로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를 언급한 만큼 (신규 인가 기준 발표가) 총선 이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시중은행장들과 은행업 경쟁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신규 진입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인터넷뱅크 신규 인가 등 정책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관건은 각 사가 보유한 데이터와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원활히 이뤄낼 수 있는지 여부가 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평가모형과 데이터를 연결시켜 차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중저신용자의 경우 각 사가 보유한 데이터와 신용평가모형으로 리스크를 낮추면서 차주를 제대로 지원하고 평가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는 기존 인터넷은행 3사가 인가 당시 내세운 혁신성과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이란 설립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최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들 3사의 총여신 잔액(64조9583억원) 중 가계대출 잔액은 94.3%(61조2833억원)에 달했다. 주담대(전월세대출 포함) 잔액은 26조6383억원으로 전년 말(15조5928억원) 대비 70.8% 급증했다. 가계대출과 주담대 등 이자수익에 의존하는 시중은행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가 미흡한 곳도 2곳이나 됐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는 가계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고객의 잔액 비중이 29.1%에 그치며 목표치(32%) 달성에 실패했다. 토스뱅크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31.54%로 목표치(44%)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금융위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들 3사의 데이터 및 신용평가모형 활용 현황과 이를 통한 중저신용자 대출 실태를 분석해 신규 인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실무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현재 제4인뱅 추진 중인 곳들의 데이터 및 신용평가모델 역량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4인뱅 '소상공인·소기업' 공략
현재 도전장을 낸 컨소시엄은 더존뱅크, U뱅크, KCD뱅크, 소소뱅크 등 4곳이다.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인 더존비즈온이 추진하는 더존뱅크는 더존비즈온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양의 기업 데이터와 기업용 설루션 경쟁력을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영역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더존비즈온은 현재 기업의 실시간 회계·ERP(전사적자원관리) 데이터를 분석해 기업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이 기업의 매출채권을 신속히 현금화해 기업자금운용을 돕는 매출채권팩토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CD뱅크 설립을 추진중인 핀테크업체 한국신용데이터는 국내 140만 사업장에 도입된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회사다. '캐시노트'는 경영관리, 신용정보, 정보제공, 결제 등 서비스와 디지털 인프라를 200만명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제공 중이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카카오뱅크, SGI서울보증, KB국민은행 등과 함께 국내 최초 전업 개인사업자신용평가사 '한국평가정보(KCS)'도 운영 중이다. 개인사업자 영업 정보를 바탕으로 한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해 다수 금융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U뱅크도 렌딧(금리 대출 핀테크), 삼쩜삼, 트래블월렛, 루닛(의료 AI 기업), 현대해상 등 AI 전문 기업들이 참여해 신용평가모형 차별화로 시니어·소상공인·중소기업·외국인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소소뱅크는 35개의 소상공인·소기업의 협업을 차별점으로 소상공인 특화 은행 출범을 준비중이다. 700만개 소상공인 업체에서 쌓이는 데이터로 지역·계절·직능별 전용 신용평가 모형을 만들 계획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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