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펑크 또 빨간불, 尹의 감세책과 총선 후 [아카이브]

김정덕 기자 2024. 4. 1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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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상장사 법인세 감소
법인세는 총 국세의 4분의 1
지난해 세수펑크 반복 우려 
삼성전자를 비롯한 코스피 상장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해 올해 법인세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올해 법인세 수입에 경고등이 켜졌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상장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전년보다 크게 줄어서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가 지난 3일 발표한 '2023 사업연도 결산실적 분석'에 따르면 12월에 결산을 하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615곳의 지난해 총 매출액(연결 기준)은 2825조1607억원으로 전년보다 0.3%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 총액은 123조8332억원으로 전년보다 24.5% 감소했고, 순이익은 80조9074억원으로 40.0% 줄었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각각 전년 대비 2.1%, 1.7% 떨어졌다. 그중에서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감소가 눈에 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6조5670억원으로 전년(43조3766억원)보다 84.9% 급감했다. 반도체(DS) 부문에서의 실적 부진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기업 실적이 줄었으니 법인세수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기업 10곳 중 9곳이 3월에 법인세를 납부하고, 이렇게 걷힌 법인세가 전체 국세의 4분의 1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다른 세수가 법인세 감소분을 받쳐주지 못한다면 지난해와 같은 세수부족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

[※참고: 지난해 법인세는 80조4000억원 수준으로 전년보다 22.4% 줄었고, 전체 국세 대비 법인세 비중은 23% 수준이었다. 올해는 법인세가 더 줄어 비중이 20%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월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국세수입 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국세수입은 344조1000억원으로, 기존 세입예산안(400조5000억원)보다 56조4000억원이 적었다. 56조원 넘게 세수가 펑크났다는 거다. 본예산 대비 세수 오차율은 –14.1%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도 대규모 세수부족 사태가 이어진다면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와 감세정책은 비판의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정부는 여전히 세수부족에 적극적으로 대비하지 않고 있다. 세수를 늘리기 위한 수단을 강구하거나 세수를 낮춰 잡고 예산안을 수정(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하는 등의 대응을 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기재부도 법인세 감소에 따른 추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여당은 총선을 앞두고 추가적인 법인세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주식양도세 완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등의 공약들을 내놓은 상황이다. 윤 정부는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까.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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