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200석 안팎 압승, 여당 참패'...써늘했던 벚꽃 표심

민동훈 기자 2024. 4. 1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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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배드민턴장에 마련된 홍제 제3동 제3투표소를 찾은 유권자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4.4.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4.10 총선에서 범야권이 200석 안팎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도 제1당에 등극했다.

우리나라 역사상 진보 진영이 12년 연속으로 의회 권력을 장악하는 첫번째 사례다. 윤석열 정부는 건국 이래 대통령 임기 중 한 순간도 '여대야소' 정국을 이끌지 못하는 첫번째 정부가 된다.

국민들이 정부와 집권여당에게 꽃샘추위처럼 매서운 민심을 보여준 셈이다. '정권심판론'과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이 부딪힌 선거전에서 유권자들은 야권의 손을 들어줬다. 사실상 국정기조에 대한 변화를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 지지자들은 지난 2년간 정부와 여당이 보여준 국정운영 난맥상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투표소로 향했다. 여당 지지자들은 거대 야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며 각자에게 주어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지만 힘에 부쳤다.

정치 전문가들은 여당 등 정치권이 민심의 꾸짖음에 귀를 귀울이고 22대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정치의 복원에 나서야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고물가·고유가·고환율의 3중고를 겪고 있는 민생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10일 KBS·MBC·SBS 등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22대 총선 출구조사를 진행한 결과, 민주당의 예상 의석(더불어민주연합 포함)은 KBS 178∼196석, MBC 184~197석, SBS 183~197석으로 예상됐다. 국민의힘의 경우 KBS 87~105석, MBC 85~99석, SBS 85~100석으로 예측됐다. 조국혁신당은 3사 모두 비례대표로 12~14석을 획득할 것으로 전망했다. 범야권 의석은 200석 안팎으로 관측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저녁 7시10분 기준 전국 잠정 투표율은 67.0%였다. 직전 21대 총선(66.2%)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번 투표에선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투영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현 정치 상황에 대해 "정치가 잘못됐다, 부족하다, 이 차원이 아니라 아예 정치가 없어졌다"며 "퇴행이나 역주행도 아니고, 그냥 없어졌다"고 일갈했다.

윤석열정부의 임기는 아직 3년 이상 남았다. 이 기간 동안에도 대결적 정치가 이어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민생을 살리기 위해 여야가 통 크게 협치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3년 뒤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출현한 중도 성향의 제3지대 정당들이 협치의 매개체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다수당은 소수당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소수당 얘기도 반영할 필요 있고, 소수당도 소수당인 만큼 자기 의견을 100% 관철시킨다 생각해선 안 된다"며 "예전엔 다수당이 소수당을 배려를 했는데, 지금은 다수당이 소수당을 전혀 배려를 안 한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총선 이후 정부와 국회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놓고 벌어진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꼽힌다. 국민들의 피해가 가시화되는 상황인 만큼 정치권의 시급한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음달 임기를 마치는 21대 국회도 마지막 임시국회를 열어 남은 민생법안들을 처리해 유종의 미를 거두는 책임감 있는 모습이 요구된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이 국회에 기대하는 것은 행정부를 견제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여야가 합의해서 입법 생산성을 높이는 것에도 있다"면서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역대급 총선 투표율로 나타난 민심의 의미를 여야 모두가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그동안 대한민국 정치는 국민을 위한 정치가 부족했고, 진영을 위한 정치가 너무 강했다. 그러면서 '진영 논리'에 빠져 국민들이 소외됐다는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며 "22대 국회는 서로 증오와 혐오의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경쟁의 정치, 적대적 공생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경연의 정치, 경쟁의 정치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민동훈 기자 mdh52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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