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지 찢고 '투표함 바꿔치기' 소란…전국 해프닝 속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오늘(10일) 전국 투표소에서 크고 작은 사건 사고와 해프닝이 속출했습니다.
투표용지를 찢거나 기표 행위를 실시간 방송하고, 술에 취해 투표소에서 소동을 벌이는 일도 있었습니다.
90대 할머니가 지인의 신분증으로 투표하거나, 동명이인이 선거인 명부에 서명하면서 "누가 이미 투표했다"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투표용지 훼손하고 기표 촬영 잇따라
부산 기장군에서는 오늘 오후 2시쯤 80대 남성이 투표용지 교환을 요구하며 항의하다가 투표용지를 찢어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부산 연제구에서는 80대 여성이 기표하지 않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은 뒤 투표함을 개봉해달라고 소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울산의 한 투표소에서는 50대 유권자가 자신의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펼쳐 보이는 바람에 투표가 무효 처리되자 투표용지를 찢어버렸습니다.
울산의 또 다른 투표소에서는 50대 유권자가 투표를 마친 후 "자기 집이 멀다"며 소리를 치고 난동을 부렸습니다.
대전 서구 한 투표소에서는 군소정당 후보가 투표용지를 바꿔 달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기표소 입구를 막는 등 다른 사람의 투표를 40여 분간 방해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인천 부평구 한 투표소에서는 70대가 "투표함 바꿔치기가 의심된다"며 소란을 피워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오늘 오전 10시 50분쯤, 전북 군산시 삼학동의 한 투표소에서는 50대 B 씨가 함께 투표소를 찾은 20대 딸의 투표지를 찢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B 씨는 기표를 마친 딸의 투표 결과를 확인한 뒤 "잘못 찍었다"며 투표지를 찢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훼손된 투표지가 공개된 만큼 무효표 처리할 예정입니다.
강원도에서는 선거권이 없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데도 선거운동을 한 선거사무원에 대해 선관위가 경찰에 고발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누가 이미 투표" 동명이인 착오 소동도
울산의 한 투표소에서 동명이인이 다른 사람의 선거인명부에 서명하면서 한차례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오늘 오전 11시 44분쯤, 울산 중구 학성동 한 투표소에서는 한 유권자가 선거인명부에서 자신의 이름 옆에 서명이 돼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해당 유권자가 투표 관리관에게 "왜 이렇게 돼 있냐"고 항의하자, 관리관은 "동명이인으로 인해 서명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광주에서 90대 할머니가 지인의 신분증으로 사전투표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경위 파악에 나섰습니다.
오전 광주의 한 투표소에 투표하러 온 80대 유권자가 이미 사전 투표한 것으로 표기돼 있자 경찰이 확인에 나섰고, CCTV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지인인 90대가 80대의 신분증을 주워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90대 할머니는 경로당에서 주운 해당 여성의 신분증을 자신의 신분증으로 오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북 구미의 한 투표소에서는 일련번호가 미리 잘린 투표용지가 일부 유권자에게 교부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투표관리관은 선거인이 보는 앞에서 투표용지의 일련번호지를 떼어야 합니다.
유권자 태운 배 표류하기도
오후 1시 19분쯤 경기 부천시 오정구 성곡동 제7투표소가 마련된 까치울초등학교 1층 학부모 실에서 수도관이 파손됐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이 사고로 수도관에서 바닥 등으로 물이 새어 나와 투표가 25분가량 중단됐습니다.
신고를 받은 소방 당국은 학부모실 내 수도관 계량기 밸브를 잠그고 물품을 옮기는 등 조치를 했습니다.
경남 통영에서 제22대 총선에 참여하려는 유권자들이 탄 배가 표류해 하마터면 유권자들이 해상에서 발이 묶일 뻔했습니다.
오전 9시 55분쯤 통영시 오곡도 인근 해상에서 오곡도 지역 유권자 6명을 비롯해 선장과 기관장 등 총 8명이 탄 29t 유람선이 멈춰 섰습니다.
이 사고는 유람선 선미에 부착된 스크루(엔진 추진 장치)에 부유물이 감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출동한 해경은 사고 발생 20분 만인 오전 10시 15분쯤 유람선을 예인줄로 연결해 목적지인 학림도로 안전하게 이송했습니다.
유권자 6명은 모두 안전하게 투표소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준우 기자 ga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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