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KIA 선수다”···서건창이 LG에 비수를 꽂았다, 광주의 만원관중 앞에서[스경x현장]
서건창(35·KIA)이 KIA 유니폼을 입고 LG를 울렸다. 방출된 지 다섯 달 만의 만남, 서건창의 비수 한 방에 LG는 연패를 당했다.
서건창은 1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전에서 극적인 동점 2루타를 때렸다. 7회말 9번 타순에 대타로 투입됐던 서건창은 KIA가 3-4로 뒤지던 8회말 2사 1·3루 두번째 타석에 섰다.
2-4로 뒤지던 KIA가 7회말 1점을 따라붙은 뒤 8회말 LG 불펜을 다시 몰아붙이고 있었다. 앞서 2사 1루에서 LG는 마무리 유영찬을 한 템포 빨리 투입했고, KIA는 대타 고종욱으로 맞서 우전안타를 쳐내며 1·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서건창이 타석에 들어섰다. LG 포수 박동원이 마운드로 향해 어린 마무리 유영찬을 한 번 다독였으나 서건창은 초구에 바로 방망이를 날카롭게 휘둘렀다. 시속 150㎞ 직구에 서건창이 때린 타구는 오른쪽 외야로 쭉 뻗어나갔다. 관중석으로 넘어가려던 강력한 타구는 외야 펜스 위 철조망 사이에 그대로 꽂혔다. 비디오판독을 통해 2루타가 돼 역전 결승타가 되지는 못했지만 서건창의 날카로운 타구는 동점타가 되어 LG에 비수를 꽂았다.
결국 이 타구에 흔들리고 만 유영찬은 계속된 2사 2·3루에서 다음 타자 김도영을 상대하며 3B-1S 불리한 카운트에서 보크,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1루주자도 없었지만 세트포지션에서 멈춤동작 없이 그대로 던지는 바람에 보크 판정을 받았다.
KIA는 추가점을 더하지는 못했으나 9회초 마무리 정해영의 세이브를 더해 5-4 승리를 거둬 전날 완승에 이어 2연승을 달렸다.
서건창은 지난 시즌까지 LG 유니폼을 입었다. 리그 최초의 200안타 타자, 신인왕, 정규리그 MVP라는 화려한 타이틀을 모두 가졌던 서건창은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에서 LG로 옮긴 뒤 공교롭게 야구인생이 꼬이고 말았다. 부진 속에 위축되면서 반복된 불운을 극복하지 못한 서건창은 자유계약선수(FA) 신청 한 번 못해보고 지난 시즌에는 결국 방출을 스스로 요청해 LG 유니폼을 벗었다. 어렵게 새 기회를 찾아나섰고, 고향 팀 KIA가 내민 손을 잡아 극적으로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서건창은 시즌 초반 주전 같은 백업으로 맹활약하며 그야말로 드라마 같은 나날로 그간의 설움을 씻어내고 있다.
방출 이후 LG를 처음으로 상대하게 된 지난 9일에도 교체 출전해 2타수 무안타, 그러나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뽑으면서 21타수 11안타 7타점의 활약을 펼치고 있던 서건창은 이날 아예 결정적인 동점타로 LG를 울렸다.
서건창은 “빠른 공은 절대 놓치지 말자는 (홍세완) 타격코치님 말대로 빠른 공이 들어와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홈런이 안 된 건 아쉽지만 동점 뒤 역전이 된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 이겨서 다행”이라며 “동료들도 그렇고 LG전이라고 주변에서 더 얘기를 많이 했는데, 경기는 그 전에도 똑같이 했다. 많은 경기 중 하나다. 더 잘 해야겠다 하는 생각은 전혀 안 한다. 멘탈이 중요한데, (더 잘해야겠다고) 그래봤자 멘탈만 흔들리지 도움될 게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은 KIA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KIA는 선발 이의리가 1.1이닝 만에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껴 갑자기 강판된 비상 사태 속에서도 김건국의 3이닝 무실점 호투와 이준영(0.2이닝)-곽도규(1.1이닝)-장현식(0.2이닝)-전상현(1이닝)-정해영(1이닝)의 호투를 앞세워 버텨내며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9일 LG전 승리로 단독 1위로 올라선 KIA는 이날 2만500명의 올시즌 4번째 만원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2연승, 단독 1위를 질주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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