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계 어디서 무슨 일이든 우리와 함께”…일본과 동맹 ‘격상’ 강조

이본영 기자 2024. 4. 1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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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미국 국빈방문을 통해 미-일 동맹의 '글로벌 동맹'으로서의 역할 강화가 합의되고 양국 군대의 연합 작전을 위한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미국 행정부가 밝혔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이번에 양국 정상들이 일본 자위대의 통합작전사령부 올해 말 설치 계획에 따라 주일미군사령부의 구조를 개편하고, 양국 군과 산업계로 구성되는 위원회를 통한 무기 공동 생산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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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부부가 9일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미국 국빈방문을 통해 미-일 동맹의 ‘글로벌 동맹’으로서의 역할 강화가 합의되고 양국 군대의 연합 작전을 위한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미국 행정부가 밝혔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9일, 이튿날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 대한 전화 브리핑에서 양국 동맹은 이제 글로벌 동맹이 됐다며 “일본은 가장 중요한 동맹에 속한다”, “미-일 관계는 이제 새로운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일본은 그동안 자국 주변만 신경 썼지만 이제는 “유럽, 중동, 인도·태평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미국과 함께하는 “완전한 글로벌 파트너”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이번에 양국 정상들이 일본 자위대의 통합작전사령부 올해 말 설치 계획에 따라 주일미군사령부의 구조를 개편하고, 양국 군과 산업계로 구성되는 위원회를 통한 무기 공동 생산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양국 정상이 첨단무기 공동 개발과 생산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두 정상은 극초음속 무기에 대한 방어 계획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별도 브리핑에서 “양국 군사력의 더 훌륭한 조율 및 통합”과 “다른 파트너 국가들과의 연계를 위한 안보 협력 강화” 조처들이 정상회담에서 발표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또 지난주에 처음으로 실시한 미국·일본·필리핀·오스트레일리아 해군의 남중국해 합동 순찰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일 군사 협력 강화와 11일에 개최되는 미·일·필리핀의 첫 3자 정상회의의 주목적이 중국 견제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9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2차대전 당시 미군으로 복무했던 일본계 미국인을 추모하는 기념비에 헌화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설리번 보좌관은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인터뷰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의 작전사령부 업그레이드에 발맞추기 위해 우리의 작전사령부를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육·해·공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 설립에 맞춰 주일미군도 자위대와의 연합 작전 능력 강화를 위한 개편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들은 자위대 통합작전사령부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주일미군 사령관을 현재의 중장에서 대장으로 격상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전날에는 오커스(AUKUS) 동맹 구성국들인 미국·영국·오스트레일리아 국방장관들이 일본을 이 동맹의 ‘필러 2’로 불리는 첨단무기 협력 등의 분야에 합류시키는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미·일은 정상회담을 통해 비군사 분야 첨단기술 협력 확대 계획도 밝힐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공지능(AI) 분야 등에서 일본에 29억달러(약 3조9천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양국은 대학들이 참여하는 인공지능 개발, 우주 및 고속철도 사업 협력도 발표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9일 백악관 문 앞까지 나와 기시다 총리와 부인 유코 여사를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 부부 환영식을 연 데 이어 이들을 위해 워싱턴에 있는 해산물 식당에서 만찬을 베풀었다. 또한 수제 탁자와 가수 빌리 조엘이 사인한 석판화, 엘피(LP)판 세트 등을 선물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에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2차 대전 당시 미군으로 복무했거나 일본을 도울 것으로 의심받아 부당하게 구금된 일본계 미국인들을 추모하는 기념비에 헌화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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