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솔' PD 갑질 논란에 방송작가지부 "천박한 노동 인식" 규탄

황소영 기자 2024. 4. 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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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플러스·ENA '나는 솔로' 공식 포스터
'나는 솔로(나는 SOLO)' 남규홍 PD가 재방료 가로채기와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연일 해명 중인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방송작가지부 측이 성명을 냈다.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측은 지난 9일 '벌금 내면 그만, 작가들에게 사과할 필요 있나?'라는 갑질과 막말 천박한 노동 인식 드러낸 '나는 솔로' 남규홍 PD를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SBS Plus·ENA에서 방영되고 있는 '나는 솔로'를 총괄 연출하는 남규홍 PD의 작가 재방료 가로채기와 갑질 논란에 대해 스포츠서울이 보도했다. '나는 솔로' 작가들이 지난 2월 재방송료를 지급받기 위해 남규홍 PD에게 용역계약서 작성을 요구했지만 남 PD가 준 계약서에는 협회가 요구하는 저작권 관련 부분이 수정돼 있었으며, 이에 항의하는 작가들에게 '작가들이 한 게 뭐가 있다고 재방송료를 받냐'며 자신과 PD들, 그리고 딸의 이름을 작가 명단에 올렸다는 내용이었다.

남규홍 PD는 '재방료를 주장하는 작가는 사실 재방료가 없다. 한국방송작가협회 회원만 받을 수 있다. 법률적인 부분을 확인하고 말해 달라'며 방송작가 저작권은 작가협회 회원들에게만 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해당 작가들이 드라마 작가 계약서를 가져왔다며 일반 예능, 교양 작가들의 계약서가 다르기에 조항을 검토한 것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측은 남규홍 PD의 주장에 대해 '명백한 거짓'이라고 선을 그었다. '먼저 한국방송작가협회는 작가들의 저작권을 신탁받는 곳이지 협회 가입 여부가 저작권 인정의 척도인 건 아니다. 실제 한국방송작가협회의 저작물 신탁계약 약관 제9조 (비회원 신탁관리)에는 '비회원 작가와 저작권사용료 지급을 위하여 신탁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오히려 작가 저작권 보호의 핵심은 계약서에 있는데 2017년 12월 2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작가협회와 협의해 발표한 방송작가 집필 표준계약서는 '원고에 대한 저작권, 2차적 사용 및 전용 시의 권리관계를 저작권법 등에 따라 명확히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남규홍 PD가 거짓말과 억지 논리로 표준계약서에 있는 저작권 관련 조항을 삭제한 불공정 계약서를 작가들에게 일방적으로 내민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이번 사태를 대하는 남규홍 PD의 태도도 비판했다.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측은 '남규홍 PD는 '바빠서 간혹 놓치는 경우가 있다. 작가들이 하루 이틀 일하다가 프로그램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이 바닥이 원래 그렇다'면서 계약서 미작성의 책임을 업계 관행으로 돌리는가 하면 '굳이 내가 (작가들에게) 사과할 필요가 있나 싶다. 우리가 교통 법규 위반을 예로 들어보자. 교통 법규를 지키지 않았는데 누구에게 사과를 하나? 벌금을 내는 걸로 정리되는 게 아닌가?'라며 피해 작가들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예술인 권리 보장이라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발상이며 동료 작가들을 욕되게 하는 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규홍 PD가 자신을 포함한 후배 PD들, 자막 작업을 함께했다는 이유로 딸을 작가 명단에 올린 것에 대해 방송작가지부 측은 '이른바 '아빠 찬스'와 '셀프 입봉'으로 딸과 자기 자신을 방송작가로 둔갑시켜 저작권료를 가로채려 한 파렴치함에 분노한다. 이번 사태를 한낱 '교통 위반'에 비유하며 '벌금만 내면 그만일 뿐'이라는 발언에 이르러서는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프로그램을 제작할 기본 자질과 윤리의식이 과연 있는가 하는 의구심마저 갖게 된다'라면서 방송작가들의 저작권과 노동인권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위해 싸울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남규홍 PD에게 '방송은 수많은 스태프들의 땀과 열정이 어우러진 협업의 결과물이지 '너만 솔로'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번 사태로 상처받은 피해 작가들과 실망한 시청자들께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고 사태 수습에 나서길 당부한다'라고 조언하며 끝맺었다.

앞서 남규홍 PD가 딸과 셀프로 작가 데뷔했다면서 이는 작가들에게 지급되는 재방송료를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작가들과의 용역계약서 문제를 두고도 논란이 일었다. 남규홍 PD는 연출자들이 현장에서 작가 역할을 겸하고 있어 자신 외 PD들이 작가로 올리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딸 역시 자막 작업에 참여하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또 작가들과의 용역계약서 문제에 대해선 작가들이 드라마 표준 계약서를 들고 와서 다시 썼고 재방료와 관련해선 방송국에서 협회에 정산해 주는 거라 제외한 것인데 그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일부 작가들이 퇴사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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