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하는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커지는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최우리 기자 2024. 4. 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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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한 전력망 교체와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등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정체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주춤하자, 전 세계 이차전지 업체들이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의 변화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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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신재생에너지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
2022년 3월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이차전지 등 배터리 전문 전시 \'인터배터리 2022\'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된 이동식 에너지 저장소(ESS)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노후한 전력망 교체와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등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정체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주춤하자, 전 세계 이차전지 업체들이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의 변화에 따라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중국 이차전지 업체 시에이티엘(CATL)은 9일(현지시각) 수명을 늘린 리튬인산철(LFP) 기반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공개했다. 에너지저장장치는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장치로, 날씨에 따라 변동성이 큰 신재생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등 전력망에서 안정적 전력 계통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장치로 꼽힌다. 이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그동안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이 덜 주목받았던 측면이 있다”면서 “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낮은 한국에선 비중이 작지만 외국에선 이미 주목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에스엔이(SNE)리서치가 지난 2월 낸 ‘글로벌 ESS 시장 전망’ 보고서를 보면, 올해 리튬이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규모는 235기가와트시(GWh)로 전년보다 27% 성장할 전망이다. 약 53조원(400억달러)에 이르는 시장이다. 에스엔이리서치는 2035년에는 618GWh, 800억달러까지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필요한 에너지저장설비 3.7GW를 2025년부터 연간 600㎿씩 확보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늘면서 전력 계통을 안정시키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도 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엘지(LG)에너지솔루션은 한화에너지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1조4천억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를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은 2022년에는 에너지저장장치 부문에서 2천억원 가까이 적자를 냈다가 지난해엔 1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스디아이(SDI)도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에너지저장장치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소재를 개발 중이고, 생산라인 구축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북미 시장에 진출한 국내 에너지저장업체의 한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이 주로 만든 리튬이온 배터리는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로 갈수록 화재 위험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으나,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화재위험이 적어) 에너지저장장치로도 사용하기 적합하다”며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는 때 각 회사가 이 시장에 어느 정도 투자할지 전략적 의사결정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전 세계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점유율은 중국 시에이티엘과 비야디(BYD)가 40%와 12%로 1, 2위를 차지했다. 삼성에스디아이는 5%, 엘지에너지솔루션은 4%였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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