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AI 칩 ‘가우디 3’ 공개…‘엔비디아 잡기’ 시동

이재연 기자 2024. 4. 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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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텔이 새로운 칩을 공개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1인자'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냈다.

미국 종합반도체기업 인텔은 9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인텔 비전 2024' 행사를 열고 신형 인공지능 가속기 '가우디(Gaudi) 3'를 공식 공개했다.

엔비디아의 'H100'을 비롯해 에이엠디(AMD)의 'MI300'과 인텔의 '가우디 2' 등이 시장에 출시돼 있는데, 엔비디아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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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훈련·추론 속도 끌어올리는 신형 가속기
파운드리 적자 상쇄 기대감…시장은 “지켜봐야”
가우디 3. 인텔 제공

미국 인텔이 새로운 칩을 공개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1인자’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이 대규모 적자를 낸 여파로 회사 주가가 곤두박질하고 있는 만큼, 신작을 발판 삼아 최근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종합반도체기업 인텔은 9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인텔 비전 2024’ 행사를 열고 신형 인공지능 가속기 ‘가우디(Gaudi) 3’를 공식 공개했다. 인공지능 가속기는 통상 인공지능의 훈련·추론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특화된 칩을 일컫는다. 엔비디아의 ‘H100’을 비롯해 에이엠디(AMD)의 ‘MI300’과 인텔의 ‘가우디 2’ 등이 시장에 출시돼 있는데, 엔비디아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인텔은 가우디 3를 발판 삼아 ‘엔비디아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회사는 이날 엔비디아의 H100을 콕 찝어 항목별로 비교한 수치를 제시했다. H100과 비교했을 때 가우디 3는 거대언어모델(LLM)을 훈련시키는 속도가 평균적으로 50% 더 빠르며, 추론에 있어서도 처리량이 50% 더 많고 에너지 효율은 40%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올해 2분기에 출시될 예정인 엔비디아의 후속작 ‘H200’에 비해서도 가우디 3를 이용한 추론이 30% 더 빠르다고 언급했다. 인텔은 “(그럼에도 가우디 3는) 엔비디아의 H100보다 저렴하다”고도 했다.

회사는 ‘인텔 생태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텔은 이날 네이버가 가우디를 이용해 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기로 하는 등의 협업 계획도 발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영상으로 출연했으며,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에이아이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직접 무대에 올라 “인텔의 가우디는 거대언어모델 훈련과 추론에 있어 가장 유망하고 경쟁력 있는 선택지”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이번 신작 가우디 3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당분간 인텔의 설계·개발 부문에서 파운드리 사업의 적자를 상쇄해줘야 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인텔은 2021년 미국 정부의 반도체 부흥 정책에 발맞춰 파운드리 산업에 재진출했지만, 아직까지는 ‘기술 따라잡기’에 따른 출혈이 큰 상황이다. 실제로 인텔 파운드리 사업부는 지난해 69억5500만달러(약 9조4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적자 규모가 1년 전보다 34.6% 커진 것이다. 그러면서 회사 전체로도 전년보다 96.0% 줄어든 93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인텔은 올해 파운드리 사업의 적자 규모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텔의 가우디 3에 대한 시장 평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 인텔의 주가는 가우디 3를 공개한 9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전날보다 0.9% 오른 38.33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말보다는 23.5% 낮은 수준이다. 인텔 주가는 올해 들어 파운드리 사업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현금 보조금을 최대 85억달러 지원한다는 미국 정부의 지난달 발표도 하락세를 크게 뒤집지 못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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