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중국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부정적'... "공공 재정 위험"

"재정 정책으로 부채 상승 위험"
신용등급 자체는 A+로 유지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10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피치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공공 재정 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중국이 부동산 시장이 주도한 성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전환하려는 과정에서 경제 불확실성에 직면해, 중국의 공공 재정 전망에 리스크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이어 "향후 몇 년 동안 재정 정책이 성장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부채가 꾸준히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우발채무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5.8% 수준이었던 중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올해 GDP의 7.1%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엄격한 코로나19 억제 조치로 인해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었던 2020년 재정적자가 GDP의 8.6%에 달했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피치는 그러나 중국의 신용등급(IDRs·장기외화표시발행자등급) 자체는 'A+'로 유지했다.

중국 정부는 피치의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재정부는 이날 피치의 발표 직후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피치의 평가 시스템은 중국의 재정 정책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거시 부채 비율을 미래 지향적으로 안정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중국의 지방 정부 부채 해결 작업은 질서 정연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위험은 통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지난해 12월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한 바 있다. 등급 자체는 'A1'을 유지하고 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