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영의 시대정신] 〈21〉방산 수출구조 재설계
대한민국은 석유 정제 시설에 효과적으로 투자하는 석유 제품 수출국이다. 합성수지를 합치면 우리나라 수출 품목 중 2위에 해당한다. 수출로 얻는 이익으로 국내 자동차 연료로 쓰이는 휘발유 대금을 갚고도 남는다. 이쯤 되면 대한민국이 산유국이라는 명칭이 이상하지 않다. 역발상을 성공시킨 사례다. 석유가 안 나오는 나라이지만, 석유 정제 시설을 세계에서 가장 효율 높게 지어, 국내 소비 석유를 자가 충당하고, 수출로 수입 원유 대전을 벌충하고, 양호한 국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자는 구상이 훌륭했다. 정유시설 설계 등 엔지니어링 기술이 발달해 전 세계에 대한민국 케미컬 엔지니어링과 설비가 수출되고 있다. 중화학 산업 육성의 지혜가 꽃을 피우고있다.
폴란드에 방산 수출이 대거 이뤄지면서 대한민국은 방산 수출 이륙기(테이크 오프)에 접어들었다. 석유산업에 혼이 있었다면 방산에는 규정에 얽매인 방위산업청 공무원들의 회초리 소리만 들린다. 군에서 요구하는 방산품을 가장 경쟁적인 조건으로 구매하는 것 만이 방위산업청 공무원이 하는 일인가? 방산 계약 차질로 메이저 방산업체 두 곳이 곤욕을 치루고 있다. 무려 1000억이 넘는 지체상금(페널티)을 부과 받고 억울하다고 소송 중에 있다. 요구작전성능(일명 ROC)을 군에서 만들었다. 이를 이행하겠다는 계약을 하고 개발 작업에 들어갔다. 결과는 지정된 기일 내에 개발 성공을 못하게 되었다. ROC가 좀 과했던 것이다. 방산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기 위하여 제도적 개혁이 필요하다. ROC를 민간 주도로 개발하게 하고 점진적인 성능향상을 이루도록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 '성실한 실패'는 귀중한 자산으로 취급하고 관리해야 한다. 대신 방산 개발자는 개발과정에 대한 상세한 처리 경과를 에비던스로 남겨야 한다.
대한민국은 세계 굴지의 방산 수입국이다. 방산품을 수입할 때 대한민국에게는 방산 미래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와 권한이 생긴다. 구매자 파워가 국제적 관행으로 형성되어 있다. 최신 전투기를 도입할 때 부품의 일부를 한국에서 만들겠다는 제의가 가능하다. 창 정비급 유지 보수도 대한민국 내에서 하겠다고 제안 할 수 있다. 라이선스 아래 조립을 하더라도 기술 축적이 이루어진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어깨 넘어 보아온 기술이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것이 된다. 시간의 축적이다. 바잉 파워를 지렛대 삼아 최첨단 부품들을 대한민국 내에서 조립 생산하게 한다. 조립 생산은 중소기업이 맡는다. 선택과 집중을 하게 한다. 장기 확정계약으로 안정적으로 가동하게 한다. 이들이 앞으로 강소기업이 되도록 한다. 중기들의 장소는 지방 소멸 지역 우선으로 배정한다. 젊은이들이 안정된 직장으로 출퇴근하게 된다.
방산 메이저는 시스템 통합에 집중하게 한다. 체계 연구와 관리, 서비스 체계 완성에 주력하게 한다. 방산품 제조 민간 업체 스스로 품질관리를 하게 한다. 부품 생산은 계열화하도록 한다. 티어 원부터 티어 엔까지. 철학을 품은 전략 기획, 시스템 설계, 시스템 관리, 품질관리, AS, 고객 만족 등이 가진 가치의 질과 크기가 방산 업체의 운명을 가르게 된다.
대한민국은 방산 선도국으로서의 좋은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필수불가결한 내수, 지형, 기후, 인재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70년간 전투기 정비를 통해 전투기 설계 및 생산에 관한 기술을 익혔다. 획득한 각종 자원을 바탕으로 하는 영혼이 있는 방산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방산은 시스템과 부품으로 구성 되었다. 부품은 기술과 원자재로 구분된다. 기술은 양질의 두뇌와 수학, 집념 등으로 구성된다.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기술이다. 모순을 기술로써 해결해 나가야 한다. 방산이 살 수 있는 길이다. 출산율 세계 최저인 대한민국, 방위산업 육성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다.
세계 4위의 방산 대국을 넘나 보게 된 데에는 선현들의 비전과 집념이 있었다. 고속도로, 철강, 전산망 등이다. 방산을 석유화학처럼 키울 수 있다. 글로벌 지도자정신을 기르고 실천해야 미래가 있다. 방산 철학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여호영 지아이에스 대표이사 yeohy_g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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