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들 “보수, 미워도 다시 한번” “어차피 국민의힘 될 것”
그렇다고 민주당에 뽑을 인물도 없어
선거 끝나고 정부도 정신차려야 한다”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 안 캅니까. 그래도 보수 뽑아야지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일인 10일 오전 대구 달성군 유천중학교에 마련된 화원읍 제1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김모씨(60대)가 말했다. 그는 “명품백이 어떻고 대파값이 어떠니 해도 결국 대구 경제를 위해서는 국민의힘을 뽑아야 한다”며 “그렇다고 민주당에 뽑을 인물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날 투표소에서 만난 시민은 여권을 비판하면서도 보수결집을 위해 국민의힘을 뽑아야 한다고 했다. 주민 배모씨(65)도 “이재명을 지지하는 민주당을 뽑을 바에야 그래도 국힘”이라며 “선거 끝나고 정부도 정신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투표소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투표장으로 온 시민도 보였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투표장을 찾은 이모씨(45)는 “아이들이 아침부터 같이 투표장에 가자고 난리였다. 선거가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양”이라며 “평소 소신대로 후보와 정당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 지산중학교에 마련된 지산2동 제2투표소에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수성구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김부겸 전 총리가 31년 만에 민주당 깃발을 꽂은 곳이다. 하지만 2020년 21대 총선에선 후보 전원이 낙선했다.
이날 투표소에서 만난 수성구민 한모씨(33)는 조국혁신당에 투표했다고 했다. 그는 “자녀 입시와 관련한 비리로 재판을 받고 있지만 런종섭, 디올백 등 숱한 논란이 있는 여권보다 낫다고 생각했다”며 “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들도 조국혁신당을 지지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부 MZ세대는(1980~200년대초 출생) 정치적 메시지 전달을 위해 무효표를 던졌다고 했다. 달서구 주민 김모씨(29)는 “어차피 대구·경북에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게 뻔하다”며 “투표를 하지 않는 것보다 무효표를 던져 정치권에 메시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달성군 유가읍 제3투표소를 찾아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서 꼭 투표에 참여하셔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셨으면 한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이날 오전 6시 대구·경북지역 1581개 투표소에서 22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가 일제히 시작됐다. 오후 2시 기준 지역별 투표율은 대구가 52.1%, 경북이 56%다.
지난 5∼6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대구(25.60%)와 경북(30.75%)지역 평균 사전투표율은 전국(31.28%) 평균을 밑돌았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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